롯데, 신동빈 사과 앞서 정부에 “신격호 판단력 떨어진 상태”

입력 2015-08-13 07:24
사진=서영희 기자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의 대국민 사과 발표에 앞서 상황 설명 자료를 정부와 국회 등에 전달했다고 13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자료에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롯데그룹의 공식 언급이 처음 담겼다. 롯데그룹 산하 정책본부는 이 17쪽짜리 자료에서 “(신 총괄회장은) 만 94세의 고령으로 인해 기억력, 판단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이 자료에서 처음 한·일 롯데 주요 계열사의 관계도를 공개했다. 이 관계도에는 광윤사, 일본 롯데홀딩스, L투자회사 등 일본 롯데가 호텔롯데를 통해 지배하는 구조가 표시돼 있다.

자료에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 주주이면서 베일에 싸여온 광윤사에 대한 내용도 나온다. 롯데는 광윤사와 관련해 “일본에 있는 포장지 회사이며 신격호 총괄회장 가족 4명이 지분 99%를 가진 가족 기업”이라고 밝혔다. 이 4명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그의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서 전문 경영인 체제를 강화하며 오너 일가가 등기 이사를 맡는 회사를 현재 16개에서 10개로 줄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일 롯데그룹의 분리 경영 주장과 관련해서는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을 적절히 분할해 경영권 분쟁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여론도 나오고 있다”며 “그러나 법률상 아무런 권한이 없음에도 그룹 창업자의 친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룹을 분할해 지배하는 것은 회사를 오너 일가의 사유물로 취급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