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엔 강속구 투수 다 어디갔니?” 차가운 日 야구팬

입력 2015-08-13 00:15
사진=유튜브 캡처. 고시엔 시절 이마미야 켄타

고시엔에 구속 150㎞ 이상 투수가 역대 21명이라는 소식에 일본 네티즌들은 차가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일본 매체 닛칸 스포츠는 12일 ‘고시엔 구속 상위 150㎞ 이상은 21명’이라는 제목으로 역대 150㎞ 이상의 구속을 자랑했던 투수들을 소개했습니다. 이 매체는 “스피드건이 보급된 1980년 이후 스카우트에 의해 고시엔 투수들의 구속 측정이 시작됐다”며 사토 요시노리(투수·야쿠르트)를 시작으로 이마미야 켄타(내야수·소프트뱅크), 마스자카 다이스케(투수·소프트뱅크) 등 21명의 투수의 구속 순위를 밝혔는데요. 일본팬들은 구속이 잘못 측정된 것이 아니냐면서 스피드 건의 브랜드를 공개해야 할 것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전했습니다.

한 네티즌은 “고시엔 구속 순위가 투수의 성공은 구속과 관련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이마미야는 지금 야수인데 좀 웃겼다”라고 말했습니다. 프로 입단 후 타자로 전향한 이마미야 켄타를 두고 말하는 겁니다. 이마미야는 실제로 140㎞ 후반에서 155㎞의 속구를 뿌리던 투수였습니다.

다른 야구팬들도 “구속이 별 의미가 없구나” “프로 2군에도 속구를 던지는 투수는 많은데 삼진 잡는 능력이 결국 중요하지”라면서 동조했습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프로와 아마추어 야구의 차이를 들기도 했는데요. 그는 “빠른 공은 최대의 무기이지만 프로와 아마추어의 결정적 차이는 변화구와 제구력”이라며 “속구를 던지는 투수가 프로에서 변화구와 제구력에 신경 쓰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돌직구를 날렸습니다.

구속순위의 측정에 대한 의심도 있었습니다. 고시엔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계측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부터 한번 150㎞가 찍혔다는 이유로 잘못 평가한 것 아니냐는 겁니다. 일본 야구팬들이 유망주 투수들의 실패를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게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