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감을 갖고 교사의 길에 들어섰으나 한 학생 때문에 깊은 고민에 빠졌다는 교사의 글이 학교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선생이 이렇게 스트레스 받는 일인지 몰랐다’는 고민 글이 게재됐다.
익명의 교사 A씨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다 해보았지만 도무지 변하지 않는 문제 학생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며 조언을 구했다.
A씨는 “임용 힘들게 통과해서 발령받을 때만 해도 자신감이 넘쳤었다”며 “책과 현실은 다르다지만 지식과 노하우가 쌓이면 좋은 교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초심을 잃지 말자고 계속 다짐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런 A씨가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 학생에게도 열과 성을 다했다. 그러나 문제 학생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행동을 거리낌없이 했고 A씨는 그것을 막을 수 없어 밤잠을 설칠 정도로 힘이 든다고 토로했다.
A씨는 “결석 할 수도 있지. 대한민국 중고등학교는 내가 생각해도 꽉 막혀 있거든. 걱정되고 솔직히 화도 나지만 이해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문제 학생을 어르고 달래보았으나 그러면 그럴수록 학생은 만만하게 보고 버릇없이 마음대로 행동했다.
반대로 엄하게 하면 뒤에서 욕하고 다니면서 나쁜 교사로 만들어 버렸다.
A씨는 혼자서는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에 집에 연락해서 부모와 상의하려고 했다. 그러나 부모는 왜 집에 연락하느냐고 되레 화를 냈다.
A씨는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서 교칙대로, 원칙대로 하자 이젠 투명인간 취급까지 한다며 힘들어했다.
그는 결코 하고 싶지 않은 말을 할까봐 두렵다고 했다.
“이젠 널 포기하고 싶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학생을 포기한다는 건 그에게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당장은 사이가 안 좋아도 진심을 알아줄 거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아무리 책을 찾아보고 옆자리 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해 봐도 답이 안나왔다.
그는 “이젠 네 생각을 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두근거린다”며 “다른 반 수업하다가도 너만 떠오르면 수업 흐름이 끊길 정도”라고 절망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A씨는 “제발 알았으면 좋겠다. 네가 하는 행동들 태반이 나쁜 행동이야.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라며 “꼰대질 하기 싫다. 하지만 내가 선생이 돼갖고 네가 무슨 행동을 하든지 내버려둘 순 없지 않니”라며 제발 정신을 차려주길 간곡히 부탁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문제 학생은 없고 문제 부모가 있다. 애들은 죄가 없고 그런 환경에서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자라게 한 어른들이 죄다” “당장 바꾸려 하지 말고 학생이 인성이라는 걸 쌓는데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 “포기하지 마라. 포기해도 당신에게 상처가 될 거다. 포기해도 상처고 안 해도 상처라면 아이를 위해 포기하지 마라”라는 격려가 이어졌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이젠 널 포기하고 싶다”…교사가 밤잠을 설치는 이유
입력 2015-08-13 00:05 수정 2015-08-13 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