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사건으로 북한 특수부대의 활동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들 부대 요원들이 목함지뢰를 우리측 지역에 매설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북한이 특수부대의 DMZ 침투작전을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분석도 나온다.
◇DMZ 내 경보병 활동 증가=군 관계자는 1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서부전선 DMZ내 지뢰매설은 사고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북한군 경계소초(GP) 요원들이 교체된 지난달 25일 이후 이뤄졌을 것”이라며 “매설은 GP요원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온 병력이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전방부대마다 ‘경보병여단’ 소속 병력을 소규모로 배치하고 있다. 3인 1개조로 활동하는 이들은 바로 특수부대원들이다.
북한 경보병들이 DMZ에서 활동한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북한군 3명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군 GP까지 접근해 약 600m 떨어진 인근 철책에 설치된 귀순 유도벨을 뜯어낸 뒤 달아났다. 당시 군 당국은 도주한 북한군이 8군단과 경보병여단 소속 부대원들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경보병 14만명과 특수전 전문병력 6만명을 운영하고 있다. 전방 1, 5, 2군단에 배치된 경보병은 가벼운 무장으로 신속히 침투해 주요시설 파괴 및 후방지역 교란 임무를 수행한다. 이들은 주로 북한군 추진철책 이북에서 매복작전 훈련을 해왔다. 그런데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집권한 이후 이 같은 양상이 확 바뀌었다. 경보병 훈련이 추진철책을 넘어 군사분계선(MDL) 인근까지 침투하는 방식으로 자주 실시됐다. 낮에는 이 지역에 굴을 파고 은신하다가 밤이 되면 각종 작전을 펼쳤다. MDL을 넘어온 경우도 5차례나 있었다. 우리 군이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실시하기도 했다. MDL 인근에 한국군 GP와 유사한 건물을 만들고 이를 점령하는 훈련도 지속적으로 실시했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미 우리 군의 DMZ 수색작전 이동경로를 모두 파악한 것은 물론, 들키지 않고 우리군 GP에 접근하는 방법까지 숙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불시에 우리 군 GP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셈이다.
북한군이 이처럼 특수전 훈련을 강화한 것은 기습공격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차원으로 분석된다. 전면전쟁 발발 시 미군 증원군이 도착하기 전에 주요 거점을 신속하게 장악하는 침투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특수작전 수행, ‘폭풍군단’=북한은 특수부대를 3개 부분으로 운용하고 있다. 전방군단에 대치된 경보병은 DMZ내 각종 작전 수행을 맡고, 후방의 8·9·10군단에 배치된 경보병은 우리군 특수부대가 북한에 침투했을 때 대응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정규 특수전 전문병력 6만명은 ‘폭풍군단’으로 불리는 11군단이다. 해상·공군 저격여단, 항공육전단, 정찰여단 등에 배치돼 있다. 25㎏의 군장을 메고 하룻밤에 40㎞, 주야로 120㎞를 주파하는 강행군, 400m의 강물을 30분 안에 수영해 횡단하는 등의 강도 높은 훈련을 받는다. 유사시 이들은 땅굴이나 도보, 또는 공기부양정을 타고 침투하거나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는 AN-2 수송기를 이용해 남한 후방지역에 투입돼 교란작전을 펼친다. 군 당국은 이들이 동시에 침투할 수 있는 최대규모는 해상은 1만명, 공중은 5000여명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DMZ내 북한 특수부대 침입 본격화
입력 2015-08-12 1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