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축구대표팀의 잇단 졸전에 화난 한 팬이 협회 간부에게 협박장을 보낸 사건으로 열도가 들끓고 있다. 일본 네티즌들은 협회에 대한 불만은 이해하지만 지나친 행동이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지난 10일 일본 경시청은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운영하는 축구교실에 “학생을 죽여버리겠다”고 쓴 협박장을 보낸 30대 용의자를 8일 체포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할릴호지치 감독과 협회에 대한 불만이 이유라고 밝혔다. 이 용의자는 동아시안컵 대표팀 멤버 23인을 발표하기 전날인 7월 22일 오후 축구교실 수취인 부담으로 협박장을 보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시 수사에 나서 일본 동아시안컵 대표팀이 귀국하는 8일 용의자를 업무방해 혐의로 검거했다. 무직인 용의자는 조사에서 “외국인 감독을 데려왔는데 오히려 축구가 퇴보하는 것 같아 협박장을 보냈다”고 진술했다.
이번 사건으로 동아시안컵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대표팀은 비난의 표적이 됐다.
해외네티즌 반응을 커뮤니티인 가생이닷컴은 협박장 사건을 보도한 기사와 네티즌 댓글을 번역해 전하며 “동아시안컵 일본 무승 꼴찌의 여파가 크긴 크다”고 밝혔다.
일본 네티즌들은 “국내파로만 구성된 대표팀 수준이 낮다”면서 “선수들에게 기백이나 기세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협박장을 보낸 남성에 대해서도 “협회에 대한 불만을 애들한테 풀면 어떻게 하냐. 잘못된 행동이다”라고 꾸짓는 댓글을 쏟아냈다.
한 네티즌은 “이상한 남미 흉내는 안내도 되는데, 그것보다 최근 다들 실력 이상으로 바라는 느낌이 든다”고 꼬집었다.
일본 축구대표팀은 지역 6월 16일 열린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2차예선에서 싱가포르와 0-0으로 비긴데 이어 동아시안컵에서 2무 1패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최약체 일본 축구에 불만 “죽여버리겠다” 협박장… 열도가 발칵
입력 2015-08-13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