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마지막 티켓인 5위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한화 이글스와 SK 와이번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화는 에스밀 로저스라는 특급 투수가 혜성같이 나타난 반면 SK는 핵심 타자 최정이 갑작스런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시즌 내내 선발 때문에 고민하던 한화는 로저스 영입으로 큰 힘을 얻고 있다. 로저스는 11일 kt 위즈전에서 선발 등판해 3피안타 무실점, 완봉쇼를 펼쳤다. 한국 무대 데뷔전이던 지난 6일 대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9이닝 3피안타 1실점, 완투승을 거둔 로저스는 한국 프로야구 데뷔 첫 2경기 연속 완투승이라는 진기록을 작성했다.
로저스는 올 시즌 6월까지 미국 메이저리그 명문 뉴욕 양키스 40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선수다. 양키스는 7월 2일 로저스를 마이너리그 트리플 A팀으로 내려 보냈다. 한화로서는 쉐인 유먼의 방출을 결정한 7월 말에 로저스가 40인 로스터에 제외된 게 행운이었던 셈이다. 연봉 70만 달러(약 8억 3000만원) 로저스의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210경기(454이닝) 19승 22패 평균자책점 5.59다.
최근 5년 동안 꾸준히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으며 올 시즌에도 등판했던 투수가 대체 선수로 한국 팀에서 뛰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로저스는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소금 역할을 하고 있다. 한화는 로저스 영입 배경에 대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려면 좋은 선발 자원이 절실했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서도 한 경기를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강한 선발 자원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 기대대로 로저스가 경기 전체를 두 번이나 모두 책임져 준 덕분에 한화는 최근 불펜 소모가 줄었다. 로저스가 완투승을 거두자 김성근 감독은 남은 불펜 자원으로 다른 경기를 쉽게 풀고 있다. 마운드 붕괴로 이달 초 4연패의 늪에 빠졌던 한화는 최근 3연승을 거두며 6위 SK와의 격차를 1.5게임으로 벌렸다.
반면 SK는 울상이다. 승수를 쌓아야할 시기에 ‘86억원의 사나이’ 최정이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근래 최정의 10경기 타율은 0.457(35타수 16안타)이나 됐다. 최정이 살아나자 침체됐던 타선도 폭발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11일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최정이 견제구 때 1루를 밟다 오른쪽 발목이 돌아갔다. 인근 병원으로 후송된 최정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했고 오른 발목 인대가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추가 검진을 받을 예정이지만 3∼4주 결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희비 엇갈리는 5강 경쟁팀 한화·SK…한화는 로저스 천군만마, SK는 핵심 전력 최정 이탈
입력 2015-08-12 1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