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도 휴대전화 보험, 과수보험 등 다양한 보험상품 등장”

입력 2015-08-12 14:39

북한에서 휴대전화 보험과 과수농장 피해보험 등 각종 보험상품이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을 대표하는 국영보험사인 조선민족보험총회사는 12일 홈페이지에서 지난 2월 말 평양에서 열린 각 도지사 연차 총회에서 휴대전화보험 문제가 논의됐다고 밝혔다.

총회사는 "회의에서 지난해 평양시, 함경북도, 양강도, 자강도를 비롯한 전반적인 도지사들에서 손전화기(휴대전화) 보험을 비롯한 새로운 업종들을 도입하고 보험가입자 수와 보험대상 수를 늘려 보험료 수입액을 높인데 대해 평가됐다"고 전했다.

최근 휴대전화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파손하거나 분실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이를 보상하기 위해 소액 보험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남한과 마찬가지로 휴대전화 보험은 의무가입 사항이 아니다.

현재 북한의 주요 이동통신사업자는 이집트계의 오라스콤으로, 이통통신인 고려링크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북한에 240만명의 휴대전화 가입자를 두고 있다.

또 조선민족보험총회사는 최근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과수업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과수보험 상품도 준비 중이다.

총회사는 홈페이지에서 김정은 체제 들어 농업과 함께 과수업 발전에 힘을 쏟고 있지만 최근 발생하고 있는 엘니뇨 등 이상기후 현상으로 농업 및 과수업 분야에서 큰 지장을 받고 있다며 상품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험단계에서 쌓은 경험에 토대해 몇해 안에 대동강과수종합농장과 강원도 고산과수농장 등 현대적이고 생산 규모가 큰 과수농장들에 대한 보험 담보를 조직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미 2013년부터 국제손해 감정인들과 각지 과수농장들에 대한 위험감정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해 외국계 재보험 회사와 계약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회사가 내세운 과수보험의 담보는 과일나무와 과일이며 담보보험은 과일나무인 경우 가뭄·산사태·화재, 과일인 경우 우박·가뭄·과습· 고열· 화재, 과일의 품질일 경우 우박· 폭우 ·폭풍위험 등이 해당된다.

북한이 그동안 보험회사를 통한 국가적인 외화벌이를 적극 장려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과수업 보험작업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선민족보험총회사와 이 회사의 서동명 총사장은 유럽연합(EU)의 대북제재 대상에 포함돼 있어 실현 가능성 여부가 주목된다.

EU 집행이사회는 지난달 이 회사와 서동명 총사장 등을 자금 동결과 경제적 자산동결 명단에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또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최근 북한 측에 선박보험 상품을 판매한 미국계 손해보험회사 '내비게이터스'에 대해 벌금 27만1천달러(3억1천여만원)를 부과했다.

그럼에도 북한에서 다양한 보험상품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은 김정은 체제 들어 기업의 독자 경영권과 개인 수익 확대 등 시장경제가 확산되는 가운데 개인의 재산을 인정하고 보존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보험사의 경우 새로운 보험료 수입을 창출함으로써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