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해킹 사건의 핵심 인물인 국정원 직원 임모 과장이 숨진 현장에 반바지 차림의 국정원 직원이 먼저 와 있었던 이유가 드러났다.
임과장이 마티즈 차량에서 발견된 사실을 유족보다 국정원 직원에게 먼저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CBS노컷뉴스가 보도했다.
현장 소방관이 실종신고를 한 임 씨의 부인 등 유가족보다 직장 동료에게 실종자의 소재에 대해 먼저 알려 준 것이다. 노컷뉴스는 이 때문에 임과장에 대한 수색작업에서 국정원이 깊게 개입했다는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11일 임씨 수색 현장에 출동한 구급차 블랙박스와 용인 소방서와 현장 구급차 간의 무선 내역을 분석한 결과, 현장 소방관은 마티즈 차량 발견 사실을 임씨 부인보다 국정원 직원에게 35분 먼저 알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8일 찍힌 구급차의 블랙박스를 보면 당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화산리의 한 야산 숲속의 좁은 오르막길을 오르던 구급차가 멈추고 몇 명의 구급대원이 서둘러 내리더니 위쪽으로 올라 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또 잠시 후에는 마티즈 차량을 목격했다는 주민과 함께 다른 구급대원들이 뛰어서 올라가기도 했다. 임 씨가 마지막으로 타고 있었던 차량이 발견되는 순간이다.
이때 구급대원 중 한 명이 내려와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는 장면이 화면에 잡혔다. 현장 근처에서 ‘직장 동료’라고 밝힌 국정원 직원에게 전화를 거는 모습이다.
전날 국회 안정행정위원회에 출석한 소방대원이 “(숨진 임 과장의) 동료 직원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시간과 일치하는 장면이다. 전화를 받은 문제의 국정원 직원은 8분 후 현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신고를 한 임씨 부인은 국정원 직원 보다 1시간 이상 늦게 남편이 숨진 현장을 찾을 수 있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임과장 발견’ 국정원 직원에 먼저 알렸다… 블랙박스 포착
입력 2015-08-12 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