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백도?” 도쿄올림픽 엠블럼 표절 논란 디자이너 또 의혹

입력 2015-08-12 00:10 수정 2015-08-12 17:06
사진= 일본 정보사이트 버즈뉴스 캡처

도쿄 올림픽 엠블럼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아트디렉터 사노 겐지로가 이번에는 토트백(손잡이가 두 개 달려 작은 짐을 넣는 가방) 사진 도용 시비까지 휘말렸다.

일본 정보 사이트 버즈뉴스는 10일 사노 겐지로가 일본 맥주 회사 산토리의 캠페인에서 사용되는 가방의 디자인이 시중에 나온 다른 가방과 유사해 논란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사노가 디자인한 산토리 올 프리(All Free)의 증정용 가방 30종류 중 일부가 인터넷에서 공개된 사진과 비슷하다는 의혹이 있다”고 전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바게트 모양이 그려진 가방이다. 이 가방은 개인 블로그에서 발견된 빵 디자인과 거의 동일했다. 한 네티즌은 사노가 디자인한 가방의 로고와 블로그에서 발견한 빵의 사진을 비교했다. 그는 “블로그에서 발견된 빵과 사노의 디자인을 오른쪽으로 비스듬하게 기울여 각도를 맞춰보니 흡사하다”며 “빵의 구워진 모양까지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사노의 토트백에 그려진 빵과 비슷한 사진이 발견된 사이트는 빵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블로그였다. 블로그의 운영자는 “사노가 디자인한 토트백의 그림과 블로그에 있는 빵이 거의 흡사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다른 사람의 빵을 촬영해서 가져온 사진이라 사노에게 도용이라고 주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산토리 측 관계자는 10일 오전 사진 도용 논란과 관련해 변호사에게 자문했다. 관계자는 “빵 모양을 포함해 상표등록이 되어있지 않은 디자인을 사용한 경우에는 산토리 측이 디자인 도용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향후 대응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을 접한 일본 네티즌들은 “지난번에는 올림픽 엠블럼 표절하더니 이번에는 사진 도용이라니 창피하다” “사노 겐지로가 창작한 작품을 찾는 것 보다 표절한 것을 찾는게 더 쉬울 듯” “빵 사진같이 상표등록이 어려운 디자인은 신고당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한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진 도용 논란이 붉어져 다행이다”라고 의견을 말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올림픽 엠블럼 표절 의혹에 대해 다시 확인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지지했다.

오사카예술대학 스미오카 테루아키 교수는 10일 인터넷 경제 사이트 인사이트 나우(INSIGHT NOW) 칼럼에서 사노 겐지로의 디자인 표절, 도용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 스미오카는 “도쿄 올림픽의 엠블럼 표절과 이번 사진 도용 논란을 통해 저작권을 주장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는 표절과 도용을 인정해야한다”고 강경하게 말했다.

문경림 기자 enlima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