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2015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한 여자 축구대표팀을 직접 공항으로 마중한 사진을 놓고 우리 네티즌들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북한의 목함 지뢰 도발로 남북관계가 순식간에 냉각되면서 김 제1비서를 바라보는 우리 네티즌들의 시선은 더 싸늘해졌다.
11일 SNS에서는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들에게 둘러싸인 김 제1비서를 촬영한 조선중앙TV 캡처 사진이 우리 네티즌들의 냉소와 조롱을 자아냈다. 김 제1비서는 중국 우한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하고 귀국한 선수들을 마중하기 위해 전날 평양 순안공항에 나타났다. 선글라스를 쓰고 검은색 상하의를 입고 있었다.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동지가 리설주 동지와 함께 비행장에서 ‘선군조선’의 장한 딸들을 직접 맞았다”고 전했다. 김정은이 국제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을 공항까지 마중한 행차는 매우 이례적이다. 김정은은 “장한 딸들을 당과 공화국 정부, 군대와 인민의 이름으로 축하한다”며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인공기를 몸에 두른 선수들은 감격에 겨운 듯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하지만 사진을 본 우리 네티즌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네티즌들은 “촌스럽다” “월드컵에서 우승하면 개최국까지 영접 나갈 듯” “재미있네. 눈물의 통곡” “누가 보면 김정은이 축구한 줄 알겠네” “우승을 놓친 남자 선수들은 아오지 탄광행인가”라고 했다. 김 제1비서를 만화 ‘날아라 슈퍼보드’ 속 주인공인 저팔계와 비유한 의견도 많았다.
지난 4일 경기도 파주 인근 비무장지대(DMZ)에서 폭발해 부사관 2명의 다리를 절단한 목함 지뢰가 북한군의 소행으로 밝혀지면서 원성과 비난도 빗발쳤다. “목함 지뢰를 매설해 동포의 다리를 절단하고 자축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동아시안컵 우승 北 여자축구 마중 나간 김정은 “만화 주인공” 닮았네
입력 2015-08-11 17:16 수정 2015-08-11 1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