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안락사 원했다” - 딸 회고

입력 2015-08-11 14:21
사진=싱가포르국립미술관

지난 3월 사망한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가 말년에 안락사를 원했다고 그의 딸인 리 웨이링 여사가 밝혔다.

리 여사는 싱가포르 독립 50주년 기념일 다음 날인 10일자 일간 더스트레이츠타임스 기고문에서 “아버지가 의사들에게 안락사 문제를 제기했고, 의사들은 안락사가 싱가포르에서 불법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의사이자 국립신경과학연구소 자문역을 맡고 있는 리 여사는 “나 자신도 다른 곳에서 아버지가 그렇게 하도록 돕는 것은 불법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리 전 총리는 2013년 펴냈던 ‘한 사람이 바라본 세계’라는 책에서 자신이 ‘사전 의료 지침’을 미리 작성했다고 공개했었다.

변호사와 의사가 서명한 이 지침에서 리 전 총리는 자신이 움직이지 못하고 인공 튜브를 통해 연명하게 되면 “의사들은 이 튜브를 제거하고 나를 떠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리 전 총리는 심한 폐렴으로 50일가량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지난 3월 91세를 일기로 숨져 싱가포르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추모 물결이 일었다.

리 전 총리는 63년 동안 결혼 생활을 했던 부인 콰걱추 여사가 2010년 별세하고 나서 건강이 눈에 띄게 나빠졌다.

리 여사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 인생의 마지막 몇 년은 아버지에게 매우 슬프고 힘든 때였다”고 회고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