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 즐겨 먹는 수박, 먹다 남으면 어떻게 보관하시는지요? 랩 씌워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먹는다구요. 그거 안심하면 큰일 납니다.
한국소비자원에서 가정에서 보관하는 방법대로 수박을 보관했다 세균 검사를 한 결과를 11일 발표했는데, 그 결과가 놀랍습니다.
랩으로 포장한 반쪽수박과 깍둑썰기한 뒤 밀폐용기에 담은 수박을 각각 냉장(4℃) 보관한 뒤 보관 일별(0일~7일)로 일반세균과 황색포도상구균의 오염 정도를 확인했습니다.
랩 포장 수박은 보관 3일째 최대 세균수에 이르렀습니다. 수박 표면의 세균수가 무려 42만cfu/g나 됐습니다. 이는 처음 반으로 잘랐을 때보다 보다 약 3000배 이상 늘어난 수치입니다. 세균수를 세는 단위가 어렵지요. 이것만 기억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수치는 배탈 설사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지요. 표면을 약 1㎝ 잘라 낸 다음 확인한 세균수도 7만cfu/g에 달해 초기보다 세균이 583배나 됐습니다.
밀폐용기 보관 수박의 3일째 세균수는 470cfu/g밖에 안됐습니다. 최대 세균수에 이른 5일째도 1330cfu/g에 그쳐 먹어도 배탈이 날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요, 이번 소비자원 시험은 멸균한 칼, 도마 등 조리기구를 사용해 수박을 자른 다음 식중독균이 존재하지 않는 냉장고에서 일정한 냉장온도(4℃)를 유지한 다음 진행했답니다. 쓰던 칼 도마를 사용하고 냉장고를 수시로 열어 일정 온도가 유지 되지 않는 일반 가정에선 세균량이 훨씬 많을 수 있다는 얘기죠.
또 이번 실험에서 보관 방법에 관계없이 냉장 보관한 수박들은 하루가 지난 뒤 모두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나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수박을 자르는 과정에서 껍질부분에 있던 세균이 안쪽으로 옮겨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수박을 절단하기 전에 깨끗이 씻은 다음 자르도록 하고, 가급적 당일에 먹고, 남은 부분은 잘라서 밀폐용기에 보관하라”고 당부했습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수박 랩 씌워 보관하는 것보다 조각내 보관용기에 담는 게 낫다
입력 2015-08-11 13:49 수정 2015-08-11 1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