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북한이 남측의 ‘경고방송’을 이용해 지뢰매설 침투로를 확보했다고 11일 밝혔다. 남한의 경고방송이 없으면 남측에서 관측이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하고 지뢰를 심은 것이다.
군 관계자는 “북측이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해 남측 경고방송을 유발하면서 침투로를 뚫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은 남한이 경고방송을 하면 자신들이 개척하는 침투로가 남측에서 관측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
군에 따르면 최근 북한군은 남한에 사전 통보 없이 MDL을 침범했다가 빠지는 이상 행동을 보였다. 지뢰 매설을 위한 ‘기만전술’이었다. 북한군은 서·중·동부 전선에서 20여명씩 조를 이뤄 MDL 푯말을 확인하고 쓰러진 표식물을 바로 세우는 등의 위장 작업을 하며 지뢰를 심었다.
하지만 군 정보당국은 북한군의 잦은 MDL 출몰을 ‘담력을 키우려는 의도’로 잘못 분석했다. 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 비서가 일선부대에 실전 훈련을 강요해 이것을 새로운 형태의 도발이라고 해석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DMZ 지뢰 매설 사건과 관련해 “DMZ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작전을 펼치겠다”고 발표했다. 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은 “한국군의 휴전선 대응 태세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하반기 MDL 내 남북의 총격전이 월 1회 수준으로 급증하면서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가 진상 조사에 들어갔다.
석대성 대학생기자 seogkum@kmib.co.kr
北, '경고방송' 이용해 지뢰매설 침투로 확보해
입력 2015-08-11 1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