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처 막바지 유행성 눈병 환자 급증, 바이러스감염 조심하세요

입력 2015-08-11 11:28

안과를 찾은 수인성 눈병 환자가 부쩍 늘었다. 휴가철 해수욕장이나 풀장에서 물놀이를 하다 수인성 눈병을 얻은 사람들이다.

날이 더워질수록 눈병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물놀이의 횟수가 잦아지기 때문이다. 휴가지를 비롯한 물놀이 장소에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접촉하는 기회가 늘어난다. 더군다나 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쉽게 번식해 물을 통해 빠르게 전파된다. 그래서 여름철 눈병 환자가 증가하는 것이다.

◇유행성 각결막염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병=유행대표적인 여름 눈병은 눈의 흰자위를 덮고 있는 결막이라는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이 중에서 여름철에 유행하는 결막염은 전염성이 매우 강한 바이러스성 결막염으로 유행성각결막염과 급성출혈성결막염(일명 아폴로눈병)이 대표적이다. 눈곱이 많이 생기거나 이물감, 가려움, 눈부심과 같은 증상이 비슷하게 나타난다.

유행성각결막염은 항생제 안약을 투여해도 초기 일주일은 증상이 점점 심해지기 때문에 증세가 호전되기를 천천히 기다려야 한다. 그 회복과정 동안 가렵다고 해서 눈을 비비거나 문지르는 행동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세균이 많은 손과 눈의 접촉은 2차 감염을 불러올 수 있으며,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증상이 나타나면, 가까운 안과병원을 방문해 항생제와 소염제를 처방 받아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방부제가 없는 인공눈물을 자주 넣으면 병의 회복에 도움이 된다.

급성출혈성결막염은 전염력이 있는 기간이 일주일 이내로 짧지만 전염 후에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그 잠복기 동안은 아주 빠른 속도로 전염시킬 수 있어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은 유행성각결막염과 비슷하게 충혈과 분비물이 동반해 비슷하지만 유행성각결막염보다 급성으로 진행하며 심각한 결막의 충혈과 충혈이 나타난다.

◇모래, 강한 물살로 인한 눈 부상+우려=물놀이를 할 때 물만 조심해야 하는 건 아니다. 휴가지에서는 물놀이뿐 아니라 모래찜질이나 불꽃놀이, 캠프파이어 등을 즐기다 보면 각종 이물질이 눈에 들어가기 쉽다. 갑작스럽게 눈에 이물질이 들어가면 반사적으로 눈을 비비게 된다. 하지만 눈을 비비게 되면 이물질이 각막에 미세한 상처를 낼 수 있어 안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

눈을 깜빡일 때 이물감이 느껴진다면 눈을 비비지 말고 위 눈꺼풀을 살짝 손으로 잡아당긴 후 흐르는 물이나 생리식염수, 인공눈물로 눈을 씻어 이물질이 빠져 나오게 해야 한다. 하지만 이미 눈병에 걸려 심하게 진행되었을 때는 굳이 눈을 닦아내지 않는 것이 좋다. 눈물막에는 세균과 싸우는 항체가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들은 눈에 모래가 들어가면 깜짝 놀라서 바로 눈을 비비며 우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들의 경우 어른보다 눈이 약해 눈에 손이 직접 닿지 않도록 더욱 조심해야 한다.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았어도 물놀이 후 무방부제 인공눈물을 눈에 넣어 눈을 깨끗하게 씻으면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눈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또 조심해야 할 것이 젊은 사람들이 많이 즐기는 수상스포츠다. 윈드서핑, 웨이크보드 등 거친 물살을 가르며 즐기는 스포츠는 스릴이 넘치는 만큼 부상의 위험도 높아 주의해야 한다. 강한 압력의 물방울이 눈에 튀어 각막에 상처를 내거나, 수면에 부딪칠 때 눈에 충격이 가해지며 안구가 파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상 당시에는 그 상처가 멍, 충혈 외에는 겉으로 상처가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외상성 백내장, 녹내장, 망막박리 등으로 악화될 우려도 있으며 심하면 실명할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얼굴에 밀착되는 고글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고글은 일반 선글라스와 달리 사방이 막혀있어 여름철 강력한 자외선과 외부로부터 눈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안전한 물놀이를 위해 지켜야 하는 사항=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휴가철에는 들뜬 마음으로 물놀이를 즐기기 때문에 평소보다 안전불감증이 강해져 쉽게 응급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신속한 처치가 필요하지만 응급상황일 때는 익숙하지 않은 타지이기 때문에 신속한 처치가 쉽지 않으며 병원을 찾기도 어렵다.

누네안과병원 최태훈 원장은 “휴가를 떠나기 전 기본적인 상비약과 함께 몇 가지 안약을 챙겨야 한다”며 “특히 눈은 염증을 가라앉혀주는 소염제, 눈병을 대비한 항생제, 눈의 피로와 건조를 막아주는 인공눈물이 있다면 휴가지에서 일어나는 응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