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 사태 1주년에 총격전 시위격화, 비상사태 선포

입력 2015-08-11 09:48
abc방송화면 캡처

백인 경관에 피살된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의 사망 1주기를 맞아 미국 미주리 퍼거슨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미국 언론은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행정 책임자인 스티브 스텡어가 10일 오후(현지시간) 폭력 사태가 발생한 퍼거슨 시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보도했다.

브라운의 사망 1주기인 9일, 전국에서 모여든 시위대는 흑백 차별과 경찰 시스템 개혁 등을 촉구하며 평화 시위를 벌이다가, 늦은 밤부터 곳곳에서 총성이 울리면서 경찰과 극한 대치를 벌였다.

퍼거슨 시 치안에 나선 존 벨머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경찰서장은 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즉각 퍼거슨 시 통제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시위대와 경찰의 극한 대치 와중에 누가 발포했는지도 모르는 총성이 곳곳에서 들리면서 시위 현장은 다시 1년 전으로 돌아갔다. 9일 오후 11시 15분쯤 총격이 발생한 뒤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벨머 서장은 10일 새벽 3시 30분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대가 대치하던 경찰에 돌과 물병 등을 던지던 무렵 상가 주변에서 총성이 들렸다”면서 “최소 서로 다른 6명이 발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발포 용의자가 길을 건너 경광등을 켠 경찰차에 있던 사복경찰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고, 응사에 나선 경찰 4명이 추적에 나서 막다른 골목에서 용의자를 총으로 쏴 검거했다”고 덧붙였다.

총에 맞고 쓰러진 용의자는 타이런 해리스 주니어로 지난해 사망한 브라운과 가까운 친구로 밝혀졌다. 타이런 해리스 주니어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다.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검찰은 해리스에게 무장 범죄와 경찰을 상대로 한 1급 폭행 등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아버지 해리스 시니어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부 거짓말”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해리스 시니어는 “서로 다른 두 그룹의 싸움에 끼어든 아들이 길 건너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러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해리스를 추격하며 총격을 가한 경찰관 4명에 대해 직무 정지 처분을 내리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