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의 맹활약으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조명을 받고 있는 박병호(29·넥센 히어로즈)가 또 홈런을 때렸다.
박병호는 1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8회초 2점 홈런을 때렸다. 공교롭게도 강정호가 미국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올 시즌 9호 홈런을 쏘아 올린 날이었다. 박병호는 지금까지 38개의 홈런을 때려 올 시즌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박병호는 ‘강정호 효과’의 최대 수혜자다. 미국 CBS스포츠는 지난 8일 강정호의 활약을 언급하면서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전망했다. CBS 스포츠의 존 헤이먼 기자는 “올해 훌륭한 신인들이 많지만 강정호 활약은 상당히 놀랍다”며 “강정호의 이런 활약은 그의 친구 박병호에게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시선도 박병호를 향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20여개 구단 스카우트들은 최근 서울 목동구장과 잠실구장을 찾아 박병호의 경기를 관전했다. 피츠버그의 크리스 허들 감독도 지난 3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강정호가 한국에서 5번 타자였다는데 그렇다면 4번 타자는 도대체 누구인가. 경기 영상을 보고 싶다”며 관심을 드러냈다. 박병호와 강정호는 2011시즌 중반부터 함께 넥센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다. 박병호가 4번, 강정호는 5번에 자리했다. 특히 2014시즌에는 박병호가 52홈런, 강정호가 40홈런을 치는 괴력을 과시했다.
넥센의 염경엽 감독도 이런 점을 의식하고 있다.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강정호의 맹활약을 언급하며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좀 더 수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강정호는 단순히 개인의 성적을 넘어 KBO리그의 수준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며 “강정호가 일본의 스즈키 이치로나 마쓰이 히데키처럼 KBO리그 출신 야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데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정호와 박병호는 각각 메이저리그와 KBO리그에서 나란히 7월의 신인상과 7월의 MVP를 수상했다. 현재 박병호는 4년 연속 홈런왕에 도전하고 있다. 박병호는 올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메이저리그, 지금 보고 있나?”… 박병호 또 홈런 쾅!
입력 2015-08-11 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