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인 롯데 구단주대행 사의…“오해·불명예 벗고싶다”

입력 2015-08-10 20:10
국민일보DB

신동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동인 구단주 대행은 1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롯데 일가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생긴 본인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8월 말 사임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지난해 폐쇄회로(CC) TV 선수단 숙소 사찰 논란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진 상태에서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면서 사의를 결심한 것으로 풀이된다.

2002년 롯데제과와 롯데쇼핑 대표이사를 역임하는 등 ‘실세 중의 실세'로 통했던 그는 신동빈 체제가 기틀을 잡아가던 2005년부터 롯데 자이언츠 구단주 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롯데는 오랜 역사와 전통에도 구단 운영만큼은 전근대적인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리고 그 중심에 신동인 구단주 대행이 있다는 분석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는 구단주 대행이 되자 감독의 전권인 선수기용에 수시로 참견하고 감독이든 코치든 뜻이 맞지 않으면 시즌 도중에라도 가차 없이 내치는 등 구단 전반에 손을 미쳤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심지어 선수단이나 코치진에 내부 감시자를 심어 놓았다는 소문도 있었다. 우승을 향해 선수단과 프런트가 합심해서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롯데 구단은 거의 매년 내홍으로 흔들렸다.

그 정점이 지난해 CCTV 파문이었다. 프런트가 선수단을 사찰하는 작태에 팬들이 시위에 나서고 급기야 구단 사장과 단장이 사퇴하는 사태로까지 번졌다. CCTV 사태가 프로야구를 넘어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확대되자 롯데 그룹이 직접 구단의 일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신동인 구단주 대행은 이후 자신이 밀던 감독 후보가 그룹의 반대로 감독직에 오르지 못하는 등 구단 영향력이 예전만 못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신동인 구단주 대행은 올 시즌에는 경기장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처럼 구단 운영에서 사실상 손을 뗀 그는 최근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의 핵심 인물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면서 결국 사의를 결심한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 구단은 최근 성적 부진에다 연일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경영권 분쟁, 일본 기업이라는 낙인까지 찍히면서 롯데 팬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이런 이유로 국민적인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를 활용해 대대적인 이미지 쇄신을 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신동빈 구단주 대행의 사의 표명은 롯데 구단의 향후 행보와 맞물려 여러모로 관심을 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