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직업병가족위, 삼성과의 당사자 협상 제안…조정위 추가 협상 보류 요구

입력 2015-08-10 17:38 수정 2015-08-10 18:36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 가족들로 구성된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 조정위원회를 통한 추가 협상을 보류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조정위는 당초 대화 당사자들의 의견을 취합해 8월 셋째주에 삼성전자 측과 추가 조정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가족위가 삼성전자와의 직접 대화를 요구하면서 사실상 조정위 추가 협상을 보류해달라는 것이다.

가족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전자가 1000억원의 보상기금을 조성하기로 한 점, 특히 가족위가 계속 주장해 온 협력업체 근로자들에 대한 보상을 포함시키기로 한 점을 높이 평가하며 난항을 겪던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문제 해결을 위해 커다란 초석을 놓아주신 조정위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가족위는 삼성전자와 당사자 협상을 통해 사과와 보상 문제를 신속히 합의하고 나아가 대책에 관해서도 공감의 폭을 넓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가족위가 요구하는 당사자 협상(직접 협상)은 삼성전자가 보상을 위해 추가로 설치하는 보상위 등의 기구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가족위는 9월 말을 1차 시한으로 두고 삼성전자와 당사자 협상을 마무리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정위는 지난달 23일 삼성전자가 1000억원을 기부해 공익재단을 설립, 피해자 보상과 예방 및 재발방지 대책 등을 마련해 실행하라는 내용의 중재 권고안을 내놨다. 하지만 가족위는 공익법인 설립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삼성전자 측 역시 공익법인 설립 대신 1000억원을 사내 기금으로 조성해 신속히 보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