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경기도 파주 인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폭발 사건은 북한이 살상 의도로 매설한 ‘목함 지뢰’ 때문으로 드러났다. 광복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북한이 감행한 의도적 도발에 우리 군 부사관 2명이 중상을 당했다. 군 당국은 호전적인 북의 도발에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력 경고하는 한편, 그동안 중단했던 최전방지역 확성기 방송을 오후 5시 이후부터 재개하겠다고 밝히는 등 대북 심리전에 나섰다. 확성기 방송은 서부지역 두 곳에서 우선 시작할 예정이다.
국방부 합동조사단은 10일 “지난 4일 발생한 DMZ 내 폭발사건으로 부사관 2명이 크게 다친 것은 북한이 매설한 목함 지뢰 때문”이라고 밝혔다. DMZ 내 지뢰 매설은 정전협정 위반으로, 군은 북한의 도발이 광복 70주년 및 을지프리덤가디언(UFG)훈련을 앞두고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기 위해 행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안영호 합동조사단장은 “북한은 우리군 추진철책 통문 북쪽과 남쪽에 각각 2개와 1개의 목함 지뢰를 매설했다”고 말했다. 지뢰 폭발지점은 북한 경계소초(GP)에서 남쪽으로 930m,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는 남쪽으로 440m 떨어진 지점으로 우리 군 일반전초(GOP)에서 북쪽 2㎞ 떨어진 지점이다. 지뢰는 통문 북쪽 40㎝와 남쪽 25㎝ 지점에 각각 2개와 1개가 매설됐다.
조사단은 이 지뢰가 호우 등으로 유실돼 내려왔을 가능성은 없다고 단정했다. 폭발 지점은 남쪽이 높고 북쪽이 낮은 지역이어서 지뢰가 밀려 내려올 수 없는 지형이고 정교하게 묻혀 수색요원들이 미를 발견할 수 없었다. 목함 지뢰 폭발로 하모(21) 하사와 김모(23) 하사가 각각 두 다리와 오른쪽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군 당국은 북한 도발에 대해 강력한 보복응징 의지를 천명했다. 합참은 ‘대북 경고성명’을 통해 “우리 군은 수차례 경고한 대로 북한이 자신들의 도발에 응당하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군은 또 도발 응징 차원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일부 재개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정상적 군대라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비열한 행위를 한 만큼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 유보 중인 최전방지역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일부 실시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도 북한의 정전협정위반을 규탄하고 북한군에 장성급 회담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군이 DMZ 일대에 지뢰를 매설하는 동향을 포착했음에도 군 당국이 적절한 대응지침을 일선 부대에 하달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관련기사 보기]
북한의 기습적인 도발에 또 당했다.
입력 2015-08-10 1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