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정부가 급진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도와주고 있다고 터키와 분쟁 중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지도자 세밀 바이크가 주장하고 나섰다.
바이크는 10일(현지시간) 보도된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고의로 IS를 돕고 있다고 주장했다. 쿠르드군이 IS를 상대로 승승장구하자 이를 막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1984년 터키 정부를 상대로 분리독립 투쟁을 시작한 PKK는 1990년대 들어 독립국가 수립을 포기하고 자치권 획득으로 방향을 바꿨다. 이어 2013년 3월에는 무력노선 포기를 선언했다.
평화가 깨진 것은 지난달 20일이다. 쿠르드족 마을인 수르치에서 IS 폭탄 테러로 32명이 사망하면서 다시 총성이 울렸다. 이틀 뒤인 22일에는 PKK군이 수르치 마을 테러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터키 경찰관 2명을 보복 사살했다. 그러자 터키군은 24일 공식적으로 IS에 대한 첫 공중폭격을 시작함과 동시에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 지역에도 공격을 실시했다. PPK 측이 IS보다 더 많은 공격을 받고 있다는 게 중론이지만 터키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바이크는 인터뷰에서 “터키가 IS와 싸우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PKK와 싸우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터키는 PKK가 IS와 제대로 맞서지 못하게 하려고 한다”며 “터키가 IS를 보호하고 있다”고 했다.
바이크는 “협상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국제사회에도 협력을 요청했다. 대IS 전투에 앞장선 미군 입장에서도 터키와 PKK간의 싸움은 골칫거리다. 미군운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쿠르드 반군에 깊이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에도 불구하고 마흐메트 다부토글루 터키 총리는 “PKK가 항복할 때까지 공격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쿠르드족 지도자 “터키군이 IS 돕고 있다”
입력 2015-08-10 1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