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지연 “초연 뮤지컬의 성취감,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어요”

입력 2015-08-10 15:33
사진=서영희 기자

“초연되는 창작 뮤지컬에서 역할을 만들어가는 성취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어요. 배우로서 크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애착이 많이 가요.”

29일부터 9월 10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오르는 서울예술단의 ‘잃어버린 얼굴, 1895’는 뮤지컬 배우 차지연(33)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2013년 초연에 이어 이번 앙코르 공연에서도 주인공 명성황후 역을 단독으로 맡았다. 앞서 2006년 뮤지컬 ‘라이온킹’의 라피키 역으로 데뷔한 그는 ‘아이다’ ‘서편제’ ‘드림걸즈’ ‘마리 앙투아네트’ 등 굵직굵직한 작품의 주인공을 소화해 왔다.

지난 6일 예술의전당 연습실에서 만난 차지연은 “2년 전 작품을 처음 만들 때 극작가 장성희 선생께서 제게 맞춰 주신 부분이 많다. 또 연출가 이지나 선생도 즉흥적으로 장면을 만들도록 시켰는데, 그게 제 안에 있던 ‘끼’를 자극해 꺼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 설정만 갖고 직접 만들어낸 장면들이 공연 속에 포함됐기 때문에 ‘잃어버린 얼굴, 1895’는 제 색깔과 개성이 가장 작품이 됐다. 앞으로도 초연되는 창작뮤지컬에 자주 출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잃어버린 얼굴, 1895’는 명성황후의 사진이 한 장도 남아있지 않다는 흥미로운 사실에 착안, 그녀의 사진을 찾아나서는 여정을 그렸다. 2013년 초연 때 차지연은 황후다운 당당함과 강인함을 보여주는 한편 내면의 아픔과 회한을 절절하게 표현해 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는 “작품에 참가한 모든 분들이 명성황후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줬다”며 “올해는 작품이 전체적으로 초연보다 훨씬 업그레이드 됐다”고 자부했다.

그런데 ‘잃어버린 얼굴, 1895’는 하필이면 뮤지컬 ‘명성황후’와 공연 시기와 장소가 겹친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명성황후’는 7월 28일부터 9월 1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김소현, 신영숙 더블캐스팅으로 공연되고 있다. 차지연은 “매력적인 두 분이 ‘명성황후’를 어떻게 연기하는지 정말 궁금하다”며 “어쩔 수 없이 비교될 텐데, 배우들은 괴롭지만 관객 입장에선 흥미로울 것 같다”고 했다.

여배우로서 큰 키(172㎝)와 당당한 체격에 대한 ‘콤플렉스’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제 이미지가 너무 강하고 센 탓에 강한 역할이 많이 들어온다. 소심한 성격인데도 상대 남자배우들은 장군감이라고 놀린다”면서 “앞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으로 관객과 만나고 싶다”고 소망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