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신격호 치매약 먹는다” 핵심 관계자 주장

입력 2015-08-10 14:32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수년전부터 알츠하이머병(치매) 진단을 받고 관련 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증언이 롯데 핵심 관계자들의 입에서 나왔다. 최근 방송사에 공개된 영상에서 신 총괄회장이 카메라를 쳐다보지 않고 다소 어눌한 말투로 원고만 읽어 내려가는 모습에 의아해하던 시선을 뒷받침해주는 주장이다.

10일 연합뉴스는 “3, 4년 전 신격호 총괄회장이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는 복수의 롯데 핵심 관계자들의 말을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이들이 “진단 직후부터 매일 알츠하이머 치료약을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신동주 전 일본롯데 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 직계 비속들은 이 사실을 다 알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신격호 회장은 서울의 모 대학병원에서 치매 진단을 받았고 의사가 롯데호텔 34층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에 와서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보고 받은 내용을 자꾸 잊어버리고 반복해서 질문하는 경우가 많고, 이는 치매의 대표적인 증상이라고 게 연합뉴스의 설명이다. 롯데 관계자들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특히 올들어서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증세가 급격히 악화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연합뉴스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한 인척의 말을 인용해 “내가 매일 안만나서 그런 건지, 중요한 이야기를 하겠다고 정신을 바짝 차려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이상한 점을 못느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3일 귀국길에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좀 대답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며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 1일 형제의 경영권 분쟁 이후 처음 방송사에 공개한 영상에 등장했다. 그러나 건강 이상설을 불식시키진 못했다.

‘일본 롯데홀딩스’를 ‘한국 롯데홀딩스’로 틀리게 읽는가 하면, 단어를 더듬거나 여러 차례 끊어 읽는 등 다소 어눌한 말투를 보였다. 방송사에서 제공한 자막이 없으면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