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코스트코가 네티즌들의 때아닌 변호를 받고 있습니다. 원래 대형 유통업체는 인터넷에서 곧잘 ‘까이는’ 곳인데 어쩐 일인지 이번에는 응원과 변호의 댓글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대체 어찌된 일일까요? 10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논란은 전날 밤 지상파 뉴스에서 시작됐습니다. SBS는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가 유독 한국에서만 한 회사의 카드만 받는 등 배짱영업을 하고 있다’고 고발했는데요.
보도에 따르면 코스트코는 원래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카드사 한 곳과 독점계약을 맺었지만 2010년부터 여러 회사의 신용카드를 쓸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유독 한국 코스트코만 삼성카드와 독점 계약을 맺어 고객 불편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는데요.
이 보도를 접한 네티즌들은 그러나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 기사가 걸린 포털사이트의 베스트 댓글을 먼저 보실까요?
“악질적으로 뉴스하네. 삼성카드랑 계약한 이유는 수수료가 가장 낮기 때문입니다. 딴 곳은 3% 막 이러는데 삼성만 1% 미만이에요. 그리고 계산대 주변에 각 은행별 atm기 다 있습니다. 그건 또 화면에 안 보여주네요? 그리고 저렇게 수수료 아껴서 자기들이 잇속 챙기는 게 아니라 저거 고스란히 물건값 깎는데랑 직원 임금으로 들어갑니다. 알기론 저기가 가장 싼 걸로 알고 있습니다. 코스트코가 타 대형마트에 비해 가장 마진이 낮습니다. 게다가 코스트코는 모든 직원들 정직원으로 고용합니다. 임금도 업계 중 가장 많이 주구요.”
즉 결제 카드의 수수료율을 낮게 책정해 물건값을 내리고 고용 안정을 이뤘는데 오히려 칭찬받아야할 일 아니냐는 것입니다.
네티즌들은 코스트코를 변호하면서 JTBC ‘썰전’ 캡처를 퍼나르고 있습니다.
‘인강스타’ 최진기씨는 지난달 9일 방송에서 코스트코를 칭찬했습니다. 그는 삼성카드 독점으로 잘못 볼 수도 있지만 사실은 경쟁의 산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수수료 0.7%로 계약은 보통 1~2%대 수수료율에 비해 산 편이라는 것입니다. 더구나 코스트코는 다른 마트에 비해 마진율을 낮게 책정해 소비자들에게 보다 싼 가격으로 물건을 팔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진기씨는 또 코스트코가 직원을 대부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다른 대형마트들은 시급제 고용으로 논란이 되지만 코스트코는 정규직 채용을 기본으로 한다”면서 “연회비와 삼성카드밖에 못쓰는 불편은 있지만 그게 다 이유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코스트코가 미국에서도 구글에 이어 ‘꿈의 직장’ 2위에 오른 기업이라는 사실도 거론됐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민생투어 첫 방문지로 코스트코 매장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코스트코처럼 수익성 있는 회사는 고임금을 생산성 향상의 수단으로 본다”고 칭찬했다는군요. 직원을 소중히 여기는 코스트코를 칭찬하러 갔군요.
사정이 그러니 네티즌들은 코스트코를 응원하는 것입니다. 물건을 싸게 팔고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착한 곳이니 카드 한 곳밖에 안 되는 불편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더구나 삼성카드가 없으면 곳곳에 비치된 ATM을 통해 현금을 뽑아 쓰면 되니까요.
소비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마트는 모든 신용카드를 다 받는 곳이 아니라 같은 물건이라도 좀 더 싸게 파는 곳입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