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 뒷심 빠진 슈틸리케호, 뒷심 붙은 일본 덕에 우승

입력 2015-08-09 23:04

우리나라가 2015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했다. 북한과 답답한 공방 끝에 득점 없이 비겨 자력 우승을 놓쳤지만 개최국 중국의 발목을 잡은 일본의 뒷심 덕에 어렵게 정상을 밟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한 우리나라는 9일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에서 북한과 0대 0으로 비겼다. 곧바로 이어진 중국과 일본의 다른 3차전이 1대 1 무승부로 끝나면서 우리나라는 우승을 확정했다. 2008 중국 동아시안컵으로부터 7년 만에 탈환한 우승이다. 자력으로 정상을 밟지 못했다. 하지만 출전 4개국 중 유일하게 1패도 없이 동아시안컵을 마감했다. 최종 성적은 1승 2무다. 중국과 북한은 1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일본은 2무 1패로 최하위다.

한 경기의 화려함보다 대회의 성적을 우선하는 슈틸리케 감독의 ‘실학 축구’는 이번 동아시안컵에서도 빛을 발했다. 개최국 중국을 우승후보로 치켜세우면서도 경기에서는 압도적 우세를 점했고, 숙명의 한일전에서는 여러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선발을 8명이나 교체한 실험 끝에 무승부를 거뒀다. 다만 한일전과 남북전에서 상대의 수비 집약적 전술을 뚫지 못한 점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앞두고 큰 과제로 남았다.



우리나라는 이번 동아시안컵 우승으로 한때 일본, 중국으로 분산됐던 패권을 다시 손에 넣었다. 우리나라는 2003년 출범한 동아시안컵에서 세 번의 정상을 밟았다. 최다 우승국이다. 동아시안컵의 전신인 다이너스티컵의 성적을 포함해도 일본과 나란히 4회로 공동 최다 우승을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출전국들과의 통산 전적에서 압도적 우위를 유지했다. 우리나라는 북한과 15전 6승 8무 1패, 일본과 77전 40승 23무 14패, 중국과 30전 17승 12무 1패를 각각 기록 중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