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명 넘는 관객이 한 목소리로 서태지와 아이들 히트곡 ‘필승’을 불렀다. 무대 위에는 서태지가 자신의 밴드와 함께 열광적인 무대를 이끌고 있었다. 어느 때보다 많은 관객이 록 페스티벌 무대를 집중하고 있었다.
서태지 밴드는 8일 밤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진행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의 메인 무대를 장식했다. 세련되고 화려한 무대, 양질의 사운드로 록 팬들을 사로잡았다.
서태지 밴드의 사운드는 4만명이 넘는 관객을 집중시키는 힘이 있었다. 무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듣기에도 충분히 박력 넘치는 사운드를 들려줬다. 서태지는 공연 도중 이번 무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특별한 장치’를 썼다고 고백했다. 그는 “(무대 양 끝에) 스피커를 두 개씩 뒀다. 보컬만 나오는 스피커와 악기 사운드만 나오는 스피커를 따로 나오게 했다”며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태지의 무대는 음악을 빼고서라도 화려한 조명과 카리스마 넘치는 퍼포먼스로 눈을 떼기 힘들었다. 빠른 리듬과 강한 사운드의 ‘왓치 아웃’과 ‘에프엠 비즈니스’ 두곡을 쏟아내면서 관객의 눈과 귀를 끌어 모았다.
서태지가 국내 록 페스티벌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공연 중간 중간 ‘감동’을 전했다. 서태지 마니아들만 모인 공연이 아닌 록 페스티벌에서 서태지 히트곡을 함께 부르는 관객들을 향해 “장난 아니다” “너무 좋다”는 말을 수차례 쏟아냈다.
서태지와 아이들 3집 ‘교실 이데아’는 힙합 뮤지션 타이커JK와 윤미래 부부, 랩퍼 비지가 같이 했다. 훨씬 강력해진 랩 사운드로 펜타포트 관객들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계속되는 ‘떼창’에 서태지는 교실이데아의 랩 부분 무반주 떼창을 관객들에게 주문했다. 어떤 기계적인 사운드 없이 오로지 서태지와 관객의 목소리가 하나 돼 ‘왜 바꾸지 않고 마음을 조이며 젊은 날을 헤맬까’가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현장에 울려 퍼졌다.
서태지는 1시간50분 동안 19곡을 불렀다. 필승, 시대유감, 컴백홈, 교실이데아, 내 모든것, 너에게 등 서태지와 아이들 히트곡과 울트라맨이야, 크리스말로윈, 헤프티엔드, 소격동 등 서태지 밴드의 히트곡을 선보였다. 관객을 무대 위로 불러 컴백홈을 부르며 춤을 추기도 했다.
7일 펜타포트 첫째 날 헤드라이너는 50주년을 맞은 스콜피온스였다. 50주년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은 무대를 선보였다. 고(故) 신해철을 기리는 넥스트의 무대도 같은 날 펼쳐졌다. 신해철을 그리워하는 뮤지션들과 팬들이 하나가 되는 무대였다. 9일 마지막 밤은 하드코어 일렉트로닉 밴드 프로디지가 장식했다.
펜타포트는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지금까지 펜타포트 무대에 서기 위해 방한한 400팀을 포함해 국내외 뮤지션 1000여팀이 페스티벌에 동참했고, 50만명 넘는 관객이 현장을 찾았다. 펜타포트는 최근 영국잡지 ‘타임아웃’이 뽑은 세계 뮤직 페스티벌 순위에서 8위에 올랐다. 페스티벌의 내용과 관객 호응도, 행사 진행 수준, 관객 및 아티스트의 후기 등을 아우른 평가다.
인천=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문화 대통령이 나타났다!”… 서태지, 인천 펜타포트 페스티벌 장악
입력 2015-08-09 1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