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다음 달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의 항일승전 기념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지 말 것을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고 교도통신이 9일 보도했다.
미국 측은 박 대통령이 행사에 참석할 경우 그 자체가 ‘중국이 한·미동맹을 균열시켰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한국 측에 전달했다고 교도는 소개했다. 또 박 대통령의 행사 참석은 한·미·일 협력을 축으로 하는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중시 전략에도 영향을 준다는 견해를 전했다.
아울러 미국 측은 박 대통령이 중국 승전 기념행사에 참석함으로써 한·중이 역사문제에서 일본에 함께 맞서는 듯한 모양새가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교도는 보도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외교적으로) 있을 수가 없는 얘기이고, 실제 그런 일도 없다”면서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한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중국 항일승전 기념행사 전후로 중국 방문을 고려해 이달 15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대신 공물 비용을 낼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일본의 패전 70주년인 이날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보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9월 초 ‘제2차 세계대전 및 중국인민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 전후로 중국 방문을 검토하고 있으며 중국의 반발을 고려해 신사 참배를 보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미국, '박대통령 中열병식 불참해달라' 한국에 요구"
입력 2015-08-09 1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