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원폭 피해자 위령식에서 ‘비핵 3원칙’을 언급하지 않았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를 지키겠다고 확인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9일 나가사키 원폭 투하 70주년을 맞아 나가사키 평화공원에서 열린 희생자 위령식 추도사에서 “일본은 세계 유일의 전쟁 피폭국으로서 비핵 3원칙을 견지하고 국제사회의 핵 군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오늘날 (원폭 피해를 극복하고) 부흥을 이룬 나가사키를 보며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있다”면서 “일본은 핵무기 보유국과 비핵무기 국가의 쌍방 협력을 촉구하면서 ‘핵무기 없는 세계’의 실현을 위한 노력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핵 3원칙이란 ‘핵무기를 보유하지도, 만들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일본 정부의 기본 방침으로 1967년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가 공식 발표한 이후 역대 정권이 모두 계승하고 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사흘 전 히로시마에서 열린 원폭 피해자 위령식 연설에서 비핵 3원칙을 언급하지 않아 논란을 일으켰다. 역대 총리가 이 행사에서 비핵 3원칙을 생략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아베 총리는 피폭자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비핵 3원칙의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해명하며, 나가사키에서 열리는 행사에서는 반드시 언급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올해 피폭자의 평균 연령이 처음으로 80세를 넘어섰다”면서 “피폭자 지원을 위해 제정된 피폭자 보호법이 시행 20주년을 맞았고 피폭자 인정을 위한 심사가 빠르게 진행되도록 서두를 것”이라고 밝혔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아베 "비핵 3원칙 지키겠다"
입력 2015-08-09 1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