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순위 싸움을 이어가는 프로야구 각 팀에게 kt 위즈발(發) ‘고춧가루’ 경보가 내려졌다. kt와 만나는 각 구단은 자칫 kt에 일격을 당해 올 시즌 전체 농사를 망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처해 있다.
kt는 8일까지 가진 후반기 14경기에서 7승 7패로 승률 5할을 기록 중이다. kt의 시즌 전체 승률이 0.320인 것을 감안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따라서 kt가 막판으로 치닫는 정규리그에서 중·상위권 순위를 결정할 변수로 떠올랐다. 실제 지난주까지만 해도 6연승의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5위 자리까지 넘보던 KIA 타이거즈는 지난 6일과 7일 2연전에서 모두 kt에게 패했다. 예상치 못한 kt의 뒷심에 밀린 KIA는 앞서 넥센 히어로즈전 2연전 전패를 포함해 4연패를 당하면서 포스트 시즌 마지노선인 5위 SK 와이번스와의 승차를 좁히지 못하고 2게임 차 뒤진 7위에 머물렀다. SK도 8일 kt전에서 한 때 3-7로 끌려가다 가까스로 11대 8로 역전에 성공했다. 만약 SK가 이 경기에서 패했다면 5위 자리를 한화 이글스에 빼앗기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될 뻔 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된 kt와의 3연전을 모두 내주며 사실상 포스트시즌행을 접어야 했다. kt는 11~12일에는 5위 싸움에 한창인 한화와 맞붙는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팀은 하위 팀, 특히 kt와 같은 최하위 팀에 당하는 패배를 1패 이상의 치명타로 여긴다.
kt는 앞으로 더 매서운 고춧가루를 뿌릴 것이 확실시된다. 4번 타자 댄 블랙과 주전 테이블 세터 하준호가 조만간 복귀할 예정이라 kt의 총공세가 이어질 시즌 막판까지 상위권 팀들도 끝까지 안심할 수 없다.
사실 하위권 팀들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들다는 판단이 서면 유망주들을 주로 기용하는 등 리빌딩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kt는 사정이 다르다. 올해 1군에 첫선을 보인 kt는 후반기 상승세의 여세를 몰아 역대 신생팀 최고 승률을 갈아 치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역대 신생팀 최고 승률은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가 남긴 0.425다.
kt는 남은 44경기에서 30승 14패를 거두면 62승 82패로 목표를 세운 신생팀 최고 승률이 가능하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목표지만 kt는 전반기보다 한층 탄탄해진 전력으로 전반기 승수를 헌납한 상위권 팀을 상대로 분풀이에 나설 계획이다. 조 감독은 “목표가 있다면 신생팀 최고 승률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상대가 순위 싸움을 하든 말든 항상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프로야구 치열한 순위 싸움 속 ‘kt발 고춧가루 경보’
입력 2015-08-09 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