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시장에서 부모의 직업이나 사회적 지위가 자신의 능력보다 중요한 스펙으로 작용한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네티즌들은 “개천에서 용 나던 시대가 결국 끝났다”며 탄식했다.
9일 취업포털 사이트인 사람인에 따르면 구직자 9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부모의 지위, 재산 등 여건이 본인 실력보다 취업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10명중 6명 이상(64.6%)이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습니다.
이 중에서도 취업에 영향을 주는 부모의 능력으로는 ‘직업 등 사회적 지위’(42.1%)와 ‘인맥’(25.4%), ‘경제능력’(23.5%), ‘가정환경’(5.2%), ‘정보력’(2.2%) 등이 꼽혔습니다.
아울러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조사에서는 취업준비생의 44.3%가 학원이나 취업 컨설팅 등 취업 사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 사교육에는 월 평균 30만원이 소요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44.3%는 부모 등 가족으로부터 이 비용 전액을 지원받았다. 실제 서류전형이나 면접에서 부모님 직업 등을 노골적으로 묻는 기업이 여전해 ‘부모가 곧 스펙’이라는 인식이 굳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개천에서 용 나던 시대가 끝났다”며 탄식했다. 한 네티즌은 “좋은 집안, 돈 많은 집안에서만 용 나는 세상”이라며 씁쓸해했고 또 다른 네티즌도 “부모 스펙은 취업을 넘어 결혼까지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자신의 경험을 댓글로 달아 공감을 얻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면접 볼 때 부모 학벌도 물어 본다”며 “직업은 물론 부모님의 대학까지 물어보는데 진짜 어이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네티즌도 “어디서든 아빠는 뭐하시냐는 질문이 이어진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반면 “돈 많은 부모들은 몇 십 년 간 쉬지도 못하고 일해서 자식들 뒷바라지 하는 것인데 당연한 것 아니냐” “부모가 열심히 노력해 부를 축척하는 이유는 자기 자식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고 싶어서다” 등의 반론을 제기한 네티즌도 있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개천에서 용 안 난다”…취업의 최고 스펙은 부모
입력 2015-08-09 1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