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벽은 높았지만 희망을 봤다.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동아시안컵)에서 북한에 아쉽게 패했다. 10년 만의 우승을 노렸지만 첫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 대표팀은 8일 오후 6시10분(한국시간)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3차전에서 전후반 연속골을 내주며 0-2로 패배했다.
한국은 전반 22분 첫골을 내줬다. 북한의 역습을 막다 반칙을 범해 골문 앞 20m 지점에서 프리킥 찬스를 허용했다. 북한 윤송미의 왼발 프리킥이 한국 수비수 벽을 맞고 굴절되면서 골문 오른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북한에게는 행운이 따른 선제골이었다.
후반 들어 한국은 6분 만에 북한 라은심에게 결정적인 한방을 허용하며 흔들렸다.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패스를 받은 라은심은 골지역 앞으로 치고 들어오면서 한국 수비수를 제치고 슈팅, 추가점을 기록했다.
한국은 전반전에 공격수 정설빈이 여러 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는 등 북한을 몰아붙였지만 아쉽게도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정설빈은 전반 28분엔 북한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페널티지역에서 45도 방향으로 공을 감아찼지만 골대를 맞고 튕겨나왔다.
이날 A매치 100경기에 출전한 세운 권하늘은 전반 38분 미드필드에서 쇄도하면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넘기기도 했다.
한국은 후반전에 들어서는 북한의 수비에 막혀 전반전과 같은 날카로운 공격을 보이지 못했고, 오히려 여러 차례 역습을 허용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윤덕여 감독은 장슬기와 전가을을 교체투입하면서 공격의 실마리를 풀려고 했지만 북한의 골문을 열지 못하고 경기를 마쳤다.
앞선 두 경기에서 북한과 함께 전승을 기록했던 한국 여자축구는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지만 2승1패로 대회를 마감하면서 준우승에 그쳤다. 북한은 대회 2연패를 차지했다.
하지만 4개국 중 최약체로 평가받던 한국은 강력한 우승후보 일본과 개최국 중국을 잇따라 꺾으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동아시안컵] 여자축구 북한에 0-2 패배… 졌지만 가능성을 봤다
입력 2015-08-08 18:47 수정 2015-08-08 2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