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트리플 보기, "박인비도 어쩔 수 없는 사람"

입력 2015-08-08 14:53 수정 2015-08-08 17:27

“박인비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이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5억원) 둘째 날 경기가 열리고 있는 8일 제주 오라골프장. 첫날 공동 선두로 나선 ‘커리어 그랜드슬래머’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6번홀(파5)에서 트리블보기를 범하자 이를 지켜보던 갤러리들이 수군댔다.

전날 5언더파였던 박인비는 전반 첫 번째 홀인 10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기세를 이어갔다. 12번홀(파3)에서 보기를 내기는 했지만 파행진을 거듭하며 선두권을 유지했다. 후반 6번홀. 드라이버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나무들이 무성한 러프로 떨어졌고 나무 틈새로 볼을 빼내려 했지만 나뭇가지를 맞고 하필이면 나무 뒤쪽에 떨어졌다. 어쩔 수 없이 세 번째 샷을 페어웨이로 레이업한 뒤 우드로 4번째 샷을 쳤지만 그린에 75야드 못미쳤다. 다시 웨지로 친 샷이 그린 옆에 떨어졌고 6타 만에 올린 볼은 홀컵 1m 남짓한 곳에 붙었다. 하지만 이 퍼트마저도 홀을 벗어나면서 통한의 트리플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2라운드부터는 파5홀 공략에 집중해 타수를 줄이겠다”는 전날의 각오가 무색해 지는 순간이었다.

박인비는 “올해 첫 트리플보기였는데 그래도 이후 보기 위기를 잘 막았다”면서 “오늘 실망스러운 경기를 했지만 내일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버디 1개와 보기 1개, 트리플보기 1개로 3오버파 75타를 적어낸 박인비는 중간합계 2언더파 142타로 톱10을 유지하면서 컷을 통과했다. 단독 선두 루키 최은우(20·볼빅)에 4타 뒤졌지만 마지막 날 전매특허인 몰아치기가 발휘될 경우 KLPGA 투어 첫 승도 사정권에 있다. 박인비는 틈틈이 국내 무대를 노크했지만 4차례의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최은우는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치고 중간합계 6언더파 138타를 기록했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9년간 호주에서 홀로 골프 유학을 마친 뒤 올해부터 정규투어에서 뛰는 최은우는 “이왕 상위권에 올라온 만큼 톱 10에 들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박인비와 같은 조인 고진영(20·넵스)은 전날에는 버디 없이 보기 1개에 그쳤으나, 이날은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언더파 71타를 적어내고 중간합계 이븐파 144타로 컷을 통과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