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인비 언니는 우리와 다른 것 같아요, 많이 배웠어요”

입력 2015-08-07 19:13

“인비 언니는 골프 기술이 우리와 다른 것 같아요. 스윙도 편해 보이고, 멀리치고, 똑바로 치고, 퍼팅까지 잘하고.”

지난 3일 끝난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박인비(27·KB금융그룹)에게 아깝게 우승을 내준 고진영(20·넵스)은 7일 제주 오라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동반 라운딩을 펼친 박인비에 대해 찬사를 늘어놓았다.

지난해 이 대회에 이어 두 번째 박인비와 함께 라운딩을 했다는 고진영은 “‘진짜 배울 게 많겠지’ 하고 쳤는데 생각 이상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언젠가 미국 갈 때를 대비해 라운드 도중 미국생활과 골프에 대해 많은 질문을 했다”고 밝혔다.

고진영은 “브리티시여자오픈을 마치고 귀국길에 영국 공항에서 인비 언니 부모님이 제 부모님께 굉장히 미안해 하시길래 ‘그럴 필요 없다. 축하드린다’고 말한 뒤부터 언니와 친하게 됐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이날 박인비는 ‘골프 여제’ 답게 시차적응의 어려움과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잡는 깔끔한 플레이로 5언더파 67타를 기록, 루키 박채윤(21)과 공동 선두에 나섰다. 하지만 박인비보다 7살 어린 고진영은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의 후유증을 이기지 못하고 버디 없이 보기 1개로 1오버파 73타, 공동 46위로 처졌다.

프로 3년차인 고진영은 “프로생활을 한 뒤 버디를 못한 라운드는 기억에 없다”며 쑥쓰러워했다.

박인비는 날씨와 시차적응의 비결에 대해 “동남아에서 경기를 많이 해봐 더운 날씨는 잘 견디는 편”이라면서 “이동중 비행기에 잘 자고, 뭐든 잘 먹고, 도착지 시간을 맞춰 놓고 미리 시차적응을 하려고 애쓴다”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밝히기도 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6승을 거뒀지만 국내 대회에선 준우승만 4차례에 그쳤던 박인비는 “아직 우승을 논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오늘은 파5홀 버디가 없었지만 내일은 파5홀을 적극 공략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해 첫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제주=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