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올해로 54세가 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물처럼 이롭게 살라”며 본인이 직접 쓴 상선약수(上善若水) 휘호를 선물했다. 백악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오늘의 사진’으로 이 휘호를 소개했다. 백악관은 이 휘호를 영문으로는 ‘The highest virtue is like water’라고 설명했다.
상선약수는 지극히 착한 것은 마치 물과 같다는 뜻이다. 노자 사상에서 비롯됐다. 특히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으며, 이 세상에서 으뜸가는 선의 표본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반 총장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상선약수 휘호를 건넨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생일인 지난 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다.
당시 반 총장과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국제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회동을 했다.
특히 반 총장은 휘호 옆면에 오바마 대통령의 이름을 한자로 오파마(奧巴馬)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심오하고(奧) 친근하며(巴) 힘이 넘치는(馬) 사람”이라는 의미로 오파마라는 이름을 직접 만들었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상선약수의 마지막 글자인 수(水)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 글자의 의미는 워터(물)라고 알고 있다”며 반색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반 총장에게 상선약수의 뜻을 물었다. 이에 반 총장은 물, 불, 흙, 공기는 세상의 만물을 구성하는 4원소라고 설명하고, 그 가운데 하나인 물은 “겉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니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원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물은 세상을 이롭게 하면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특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은 “정말 고맙다”면서 반 총장에게 거듭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오바마 대통령은 반 총장이 건넨 선물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백악관 홈페이지에 상선약수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백악관 "반기문 총장이 오바마에게 '上善若水' 생일선물"
입력 2015-08-07 0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