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안방마님 진갑용(41)이 현역에서 은퇴한다.
지난 1997년 OB베어스에 2차 1라운드 1순위로 입단한 진갑용은 프로 생활을 시작한 지 19시즌 만에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당분간 선수 신분을 유지하며 전력분석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식을 할 예정이다. 지난 6월6일 마산 NC전에서 7회 대타로 나선 것이 그의 마지막 경기가 됐다.
1999년 삼성으로 트레이드 된 이후 지난 17년간 안방을 책임졌던 진갑용은 후배 포수 이지영과 이흥련을 위해 미련없이 은퇴를 택했다. 올 시즌 39경기 출장에 그치며 타율 0.324, 3홈런 10타점을 올렸다.
진갑용은 구단을 통해 “공식 은퇴를 한 뒤에는 코치 연수를 고려하고 있다. 당장은 선수가 아닌 전력분석원으로 일하며 그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1997년 OB(현 두산)에서 프로에 데뷔한 진갑용은 1999시즌 도중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2002년에는 삼성의 첫 한국시리즈 제패 이끌며 총 7차례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진갑용은 프로 통산 19시즌 동안 182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6, 576득점 1445안타 154홈런 753홈런 13도루를 기록했다.
그가 그라운드를 떠나기 전 세운 마지막 기록은 국내 선수 최고령 홈런이었다. 1974년 5월8일 생인 진갑용은 지난 5월14일 대구 한화전에서 6회 대포를 쏘아 올리며 국내선수 최고령 홈런 신기록(만 41세6일)을 달성했다.
진갑용의 현역 은퇴 소식을 접한 야구팬들은 19년 활약에 감사의 박수를 보냈다. ‘삼성 왕조’ 건설을 이끈 공로를 기리기 위해 그의 배번인 20번을 영구 결번으로 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국가대표팀에서의 활약상도 팬들은 기억하고 있었다. 특히 2008 베이징올림픽 결승전 9회 1사 만루 상황에서 병살을 유도한 투수 리드를 잊을 수 없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진갑용 없이는 지금의 삼성은 생각할 수 없다”며 “팀과 후배를 위해 큰 결단을 내린 그의 뒷모습이 아름답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진갑용, 삼성 맏형다운 은퇴 선언… 팬들 “배번 영구 결번” 제안
입력 2015-08-06 1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