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말레이시아를 방문 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을 만나 “총리의 전후 70주년 기념담화(아베 담화)에 역대 정부의 과거사 인식을 계승해 달라”고 요구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조만간 발표할 이 담화에 식민 지배를 사과한 무라야마 담화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사과한 고노담화의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는 압박으로 해석된다.
윤 장관은 6일 쿠알라룸푸르 푸트라세계무역센터(PWTC)에서 열린 ARF 회의 직전 기시다 외무상과 ‘약식’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일 관계를 풀어나가는 데 아베 담화의 내용이 중요하다”면서 “담화에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이 분명히 표명될 것을 기대한다”는 했다. 그러나 기시다 외무상은 “아베 총리의 기존 언급대로 전쟁 반성 및 평화국가로의 길을 강조할 것으로 본다”고만 답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종전 70주년 기념일 하루 전인 오는 14일 아베 담화를 발표하겠다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반성’과 ‘침략’ 표현은 포함될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과 직접 관련이 있는 ‘식민지 지배’는 제외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윤병세 장관 “한일관계 발전하려면 아베담화 내용 중요”
입력 2015-08-06 1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