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의 이름이 별칭으로 붙은 ‘고어샛’이 또 한 장의 기념비적인 지구와 달의 사진을 보내왔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5일(현지시간) 지구로부터 160만㎞ 지점에 자리잡은 심우주 기상관측위성(DSCOVR·고어샛)이 지난달 16일 지구를 배경으로 달이 지나가는 사진을 촬영해 전송해왔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번 사진은 달 뒷면이 보이며, 실제로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과 같은 원색 사진이다.
NASA와 미 공군,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공동제작한 이 위성은 지구에서 달 사이의 거리보다 4배 이상 먼 곳에서 태양폭발 같이 지구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는 천체 활동을 관찰하기 위해 지난 2월 발사됐다. 환경운동가인기도 한 고어 전 부통령이 1998년 제작을 제안한 위성이다.
고어 전 부통령은 1993년 자신의 집무실에 1972년 12월 아폴로 17호가 찍은 인류 최초의 지구 전체를 담은 사진을 걸도록 했다. 이후 5년이 지난 뒤 NASA 관계자에게 다른 지구 전체를 찍은 사진은 없느냐고 물었더니 그때까지도 아폴로 17호가 찍은 1장이 유일한 지구 전체를 담은 사진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1968년 12월 아폴로 8호가 찍은 ‘떠오르는 지구(Earthrise)' 사진이 있었지만 지구가 절반 정도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후 고어 전 부통령은 지구 전체를 관측하고 태양 활동도 감시할 수 있는 위성을 쏘아올리는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마침내 올해 초 성사됐다. 고어샛은 지난달 6일 인류 역사상 두 번째로 지구 전체를 찍은 사진을 전송해왔고, 이번에 달의 뒷면까지 포함된 지구 전체 사진을 보내왔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또 한 장의 기념비적인 지구와 달의 사진
입력 2015-08-06 1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