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64)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오는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차기 회장 출마 공식 선언을 한다.
정 명예회장은 6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오찬 간담회를 갖고 “아시아에서 FIFA 회장이 쉽진 않지만 가치가 있어 출마키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스위스 취리히에서 출마할까도 생각했지만 파리가 교통이 좋고 FIFA 창립 당시 파리에서 시작했던 점을 감안해 파리에서 출마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히는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파리에서의 출마선언을 통해 대항마로서 확실한 이미지를 심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내년 2월 26일 스위스 취리히의 FIFA 본부에서 치러지는 차기 회장 선거에는 이미 플라티니 회장이 출마 선언을 한 상태다. 지난 선거에서 제프 블라터 현 회장과 맞붙은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의 출마도 유력하다.
정 명예회장은 “플라티니와 내가 유력 후보라고 본다”며 “잘하면 당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FIFA가 오늘날 불명예스럽게 된 데에는 FIFA 사무국 책임이 크지만 유럽 축구 지도자들의 책임도 작지 않다”며 “유럽에 건강한 리더십이 있었다면 FIFA를 좋은 방향으로 인도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 6월에도 제프 블래터 현 FIFA 회장과 측근의 뇌물수수 등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기자회견을 열고 강한 비난을 쏟아냈었다. 당시 정 명예회장은 자신이 가깝게 지켜본 주앙 아벨란제 전 회장과 블래터 현 회장이 도덕적으로 상당히 문제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정 명예회장은 “회장 선거에 출마하면 FIFA 사무국이 나를 방해하는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며 “그에 대한 대비를 잘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며 “다만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국민 여러분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정몽준 프랑스 파리서 FIFA 회장 출마 선언… “유력후보는 플라티니와 나”
입력 2015-08-06 1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