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아프리카 난민 수백명이 폐쇄된 고등학교를 차지해 이들을 퇴거시킬지 여부를 놓고 여야 정치권에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5일 현지 일간지 르몽드 등에 따르면 난민 수백명이 지난달 31일부터 파리 시내 장 카레 고등학교에 머물고 있다. 난민은 대략 300명가량으로 주로 아프가니스탄과 수단, 에리트레아, 리비아, 차드 등에서 온 이들이다.
난민 지원단체가 이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학교 건물 안에서 잘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 학교를 찾는 난민 수는 갈수록 늘고 있다.
난민들은 교실에 종이 상자를 깔고 자며 학교 화장실과 샤워장을 이용하고 있다. 또 학교 1층에는 이들을 위한 임시 주방도 설치됐다.
정치권에서 이들의 퇴거 문제를 놓고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좌파인 사회당 소속의 브뤼노 쥘리아르 파리시 부시장은 “난민 증가에 대응해 임시 숙소 수를 늘려야 한다”면서 “강제로 난민을 쫓아내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파리시는 안느 이달고 시장 역시 집권 사회당 소속이다.
반면 우파 야당인 공화당의 로제 카루치 상원의원은 “파리시가 난민에게 학교를 점거하라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이는 난민에게 프랑스로 이주하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아프리카 난민 파리 고교 점거, 퇴거 놓고 공방
입력 2015-08-05 1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