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목회자포럼 릴레이대담… 한국교회평화통일기도회 의미와 규모

입력 2015-08-05 17:23

국민일보는 국민일보목회자포럼 창립기념 행사의 하나로 한국교회의 현안을 논의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국내 교회 지도자 릴레이 대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5일에는 세 번째 순서로 ‘광복 70년 한국교회평화통일기도회’를 준비하는 주역들을 만났습니다. 대담에는 평화통일기도회준비위 대표대회장 김삼환(명성교회) 목사와 공동준비위원장인 정성진(거룩한빛광성교회·국민일보목회자포럼 대표회장), 소강석(새에덴교회) 목사가 참여했습니다. 사회는 국민일보목회자포럼 부회장 김경문(여의도순복음중동교회) 목사가 맡았습니다.

-광복 70주년 한국교회평화통일기도회의 의미와 규모는.

△김삼환 대표대회장=성서에서 70년이 갖는 의미는 크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을 바벨론 포로에서 70년 만에 해방시켜 주셨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70년이 됐지만 온전한 해방이 아니다. 민족의 가장 큰 아픔인 분단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4자회담과 6자회담 등 남과 북 사이에 많은 만남이 있었지만 특별한 성과는 없었다. 오히려 현재의 남북 상황은 악화된 상태다. 결국 하나님이 손을 들어 주실 때 통일이 이뤄질 수 있다. 기도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번 평화통일기도회를 통해 통일로 가는 분기점이자 시발점이 마련될 것으로 믿는다.

또 이번 기도회에서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부터 이번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등 지속된 어려움 탓에 침체된 우리나라의 회복을 위해 하나님의 도움을 구할 것이다.

△정성진 공동준비위원장=이번 기도회는 약 70만명이 동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한국교회 대부분이 참여하기로 했다.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그날이 올수록 더욱 모이기를 힘쓰자는 말씀처럼 우리가 더욱더 모여 기도하면 하나님이 하늘 문을 여시고 통일을 열어주실 것이다. 지금 한국교회는 대형집회에 대한 부정적인 우려를 표하며 패배주의에 젖어있다. 이번 기도회 이후에도 한국교회는 통일이 될 때까지 계속 기도할 것이다. 이번 기도회는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 남남 갈등을 해결하고, 남북의 대치상황을 완화시키며 미완의 해방을 완성해 가는 길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소강석 공동준비위원장=한국교회는 초대교회처럼 민족의 아픈 상처를 보듬고, 역사를 섬기는 민족종교로 회복돼야 한다. 따라서 광복 70주년을 맞이한 현재 한국교회는 통일운동에 앞장서야 한다. 통일운동의 선봉장이 되어 욕먹는 교회에서 칭송받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이번 한국교회평화통일기도회의 의미가 크다. 과거 한국교회는 얼마나 민족을 위해 기도해왔는가. 새벽마다 민족의 아픔을 껴안고 기도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기도의 불이 꺼져버렸다. 모여서 기도해야 한다. 한국교회가 연합정신을 살려 통일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통일로 가는 길을 열고 통일의 제단에 화목제물, 희생제물이 되어야 한다.

-남북교회 화해와 협력을 위한 실질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은 무엇일까.

△소 준비위원장=우리나라는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대북정책이 바뀐다. 물론 남북 정부는 대치하고 충돌할 수 있다. 하지만 교회는 달라야 한다. 북측에 끊임없는 지원을 하고 그들과 교류하며 대화해야 한다. 교회는 무조건적인 원조를 하고 화해를 시도해야 한다. 이것이 통일의 초석을 놓는 것이다.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북한과의 화해를 위해 일할 때 정부도 도움을 줄 것이다.

-사회 일각에서는 이미 통일기금 모금에 들어갔다. 한국교회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까.

△김 대표대회장=통일은 전 국민과 국가의 가장 중요한 숙제다. 그러나 통일을 이루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은 부족하다. 예산 마련이 시급하다. 북한의 회복과 통일 이후 교류, 남북교회가 북한에 교회를 어떻게 재건할지에 대한 준비도 부족하다. 이번 기도회는 그것에 대한 고민을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통일기금이 1000조원가량 필요하다고 한다. 이번 기도회에서 통일기금의 필요성을 알리고 기도회에 참여하는 교회들이 기금 마련에 동참하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현재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이 잘되고 있는 상황에서 통일 이후 북한선교를 위해 한국교회가 힘을 합쳐 효과적인 선교를 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소 준비위원장=미국의 경우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한창 영향력이 있을 때 기독교가 하나 됐지만 현재는 응집하지 못하고 있다. 그 탓에 동성혼 문제 등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지도자의 부재 때문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전체를 인솔하는 지도자, 즉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평화통일기도회가 중요하다. 단지 숫자가 많이 모여 과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지도력을 응축해 컨트롤 타워를 구축해야 한다. 이것을 중심으로 북한의 교회 재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정 준비위원장=한국에 온 초기 선교사들은 신사협정을 맺고 지역을 나눠 선교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도 지역별로 특정 교단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그 영향이다. 북한선교는 그것보다 진일보해서 한국교회가 하나의 이름으로 선교를 한다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수백 개의 교단이 들어간다면 또 분열이 반복될 것이다. 남한에서도 이미 분열이 심한데 북한에서까지 그렇게 된다면 한국교회는 역사 앞에 힘을 쓸 수 없다. 지금 한국교회가 뜻을 모아야 한다.

△김 대표대회장=하나님이 특별한 은혜를 주셔서 이번 기도회에는 한국교회 대부분의 교단이 참여한다. 많은 연합기관도 참여한다. 하나님이 이런 선물을 주신 것을 보면 남북통일도 이뤄질 수 있다. 이번 기도회가 살아야 교회도 산다. 에스겔 36장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과 유다의 하나 됨을 강조하셨다. 우리의 통일을 방해하는 것이 무엇이냐. 우리 안의 문제다. 한국교회는 반세기 넘게 분열을 해왔다. 오랜 기간 연합집회를 해봤지만 지금은 집회가 잘 되지 않는다. 집회가 안 되면 위기다. 이번 집회는 하나님이 특별한 은혜를 주셔서 한국교회의 모든 교단이 참여한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많은 연합기관도 참여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 한국장로교총연합회도 참여하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가입교단들도 참여한다. 이번에 하나님이 이런 선물을 주신 것을 보면 남북통일도 이뤄질 수 있다. 이번 기도회가 살아야 교회도 산다. 남북통일도 이뤄질 수 있다.

-젊은 층의 상당수가 통일을 원하지 않고 있다. 한국교회는 통일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통일교육을 해야 할까.

△김 대표대회장=선한 일은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기도하는 사람들에 의해 이뤄진다. 현재 젊은 세대를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이른바 ‘삼포세대’라고 부른다. 경제적 이유 때문에 그럴 것이다. 젊은이들이 통일에 대해 부정적인 이유는 통일도 짐이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왜 우리가 가난한 북한을 짊어지려 하는가’라고 생각한다. 한국교회는 그런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 독일이 통일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한 것처럼 한국교회는 힘을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 통일에 대한 꿈과 비전을 가지고 기도해야 한다. 이번 기도회는 하나의 불씨가 되어서 통일에 대한 꿈과 비전을 가지고 기도하는데 목적이 있다.

-한국역사에서 기독교는 어떤 역할을 감당했으며 통일과 한국사회를 위해 교회가 감당해야 할 사명은 무엇일까.

△김 대표대회장=1885년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가 들어올 당시 한국은 가난하고 무지하며 우상숭배를 하는 나라였다. 주변국의 간섭이 심해 평안이 없었다. 당시 선교사들은 이 나라에 복음의 씨앗을 뿌렸고, 그 씨앗은 일제강점기에도 지켜졌다. 교회는 일제강점기의 탄압 속에서도 끝까지 투쟁하면서 많은 순교자를 배출했다. 이후 기독교는 한국에 자유와 평등이 정착되게 하고, 교육과 경제 민주주의가 발전하는데 기여했다. 이 시대의 교회들도 일어나서 민족을 이끌고 통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 준비위원장=선교사들이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우리나라가 암울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가난하고 전염병이 창궐했다. 당시 우리나라 남녀의 평균 수명이 모두 40대 초반 정도였다.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주목해야 한다. 3·1운동을 이끈 민족지도자 33명 중 16명이 기독교인이었다. 독립운동을 하다가 투옥된 이들 중 기독교인이 60~70%였다. 당시 기독교 인구는 전체의 3%에 불과했지만 학교를 500곳 이상 세웠으며 여성들의 권리 신장에 나섰다. 한글 보급도 성경 보급과 함께 확산됐다. 해방정국까지 민족의 지도자 절반 이상이 기독교인이었다. 이 모든 것을 기억해야 하며 기독교는 이를 바탕으로 민족을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차원에서 향후 한국교회가 주도적으로 판문점 부근이나 평양, 개성 등지에 교회나 상징물을 세우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정 준비위원장=우리는 끊임없이 선하고 의미 있는 시도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동양의 예루살렘으로 불렸던 평양이나 남북이 인접한 개성에 교회나 상징물을 세우는 것이 물론 의미가 있다. 계획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북쪽과 접촉해야 한다. 개성 나진 선봉 원산 등을 중심으로 북한의 개방이 이뤄지도록 정부와 더불어 기독교도 노력해야 한다. 이런 시도는 남한 사람들의 통일교육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김 대표대회장=문만 열리면 종교·문화·스포츠 등 여러 분야에서 북한과 교류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의 지배층 때문에 이런 교류는 어려운 상태다. 이번 평화통일기도회는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일, 오직 하나님의 도우심으로만 할 수 있는 그런 일을 염원하며 기도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남북통일은 정치적인 노력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

-명성교회가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 병원을 짓고, 헌신하는 이유가 특별하다고 들었다.

△김 대표대회장=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를 벗어나 해방을 맞이한 것도, 6·25전쟁 당시 세계 각국의 도움을 받은 것에는 하나님의 도우심이 있었다. 이 은혜에 보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6·25전쟁 파병국 중 선진국을 제외하고 도움이 필요한 나라를 찾다가 에티오피아를 알게 됐다.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 당시 우리나라에 파병을 했던 나라 중 한 곳이다. 당시 참전용사가 6000명이었으며 이중 123명이 사망했다. 아프리카에서 그 멀리 떨어진 우리나라까지 와서 도와줬다. 당시 에티오피아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빈민국이었다.

지금은 정반대가 됐다. 에티오피아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다. 5세 미만 어린이의 사망률이 높은 편이다. 때문에 의료지원이 절실하다고 생각했다. 아프리카에서 서방국가의 선교가 성공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수백 년간 서방국가에 피해를 입은 탓에 반감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는 마음을 열고 있다. 과거 우리가 받았던 도움에 대한 보답을 하기 위한 것이라는 진정성이 전달된 것 같다. 최신 시설의 병원에서 그들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명성교회라는 이름보다는 ‘한국’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교회평화통일기도회를 앞두고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당부 한마디 부탁드린다.

△김 대표대회장=특별히 광복·분단 70년이기 때문에 국내외 각 70여개 도시에서 동시에 기도회를 개최한다. 이 의미 있는 일에 한국교회 1000만 성도들이 동참해 주길 바란다.

△정 준비위원장=이번 기도회를 통해 한국교회가 하나 되고, 구체적으로는 통일기금 모으기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교회가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다시 일어나는 자리가 되길 소망한다.

△소 준비위원장=이번 기도회를 통해 한국교회가 어떻게 통일운동을 전개할 것인지 대안을 모색할 것이다. 우리 스스로 다짐할 뿐 아니라 국민 앞에 선포할 것이다. 한국교회의 자체 행사가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통일에 기여하기 위한 자리가 되길 기도한다.

정리=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