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때문에 아편전쟁까지 치른 영국과 중국에서 갈수록 차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대신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4일(현지시간) 영국의 차 판매액이 지난 5년간 6% 줄었다고 시장조사업체 민텔을 인용해 보도했다.
영국의 차 판매액은 2010년 사상 최대치인 6억9900만 파운드(약 1조2700억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6억5400만 파운드(약 1조1900억원)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영국인들이 차에 곁들여 먹는 비스킷 소비량도 덩달아 줄었다. 2009년 4억5100만㎏에서 지난해 4억1300만㎏으로 감소했다.
차 판매가 줄어드는 사이 커피 소비가 늘어 영국인 전체는 하루 평균 7000만잔의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1억6500만잔이 소비되는 차의 아성을 점차 위협해가고 있는 것이다.
민텔의 음료 담당 조사관 에마 클리포드는 “커피는 최근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캡슐 커피 등으로 고급화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면서 “새 방식과 커피숍 문화 확산으로 음료 문화가 차에서 커피로 바뀌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차의 종주국인 중국에서는 더욱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차이나데일리는 지난 3일자 보도에서 중국 내 커피 소비가 매년 15%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 속도다.
중국 주요 도시에는 스타벅스, 코스타, 카페베네 등의 해외 커피숍 체인점을 중심으로 커피 문화가 젊은층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1999년 베이징에 처음 문을 연 스타벅스는 중국 내 점포를 2019년까지 3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차(茶)의 고장 영국·중국마저 ‘차 대신 커피’
입력 2015-08-05 1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