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에서 갑질 아닌 갑질을 한 엄마들을 고발한 글이 인터넷에서 화제다. 공감을 표한 수많은 네티즌들이 댓글로 또 다른 엄마들을 고발해 ‘학원 갑질 엄마들의 릴레이’가 벌어지고 있다.
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학원 보내는 엄마들 갑질…제가 이상한건가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학원에서 볼 수 있는 무개념 엄마의 행태를 고발한 내용이 담겨 있다.
글쓴이는 “서울에서 학원 강사를 하고 있는 30대”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요즘 학생들의 어머니들을 상대하다보면 황당한 요구를 하는 사람이 있다”며 운을 뗐다.
아울러 그는 황당한 요구를 3가지로 요약했다. 첫째로 가족 여행으로 결석 후 환불을 요청하는 부모를 꼽았고 두 번째로 수업에 대해 참견하는 부모를 지목했다. 마지막으로 1대1 밀착 관리를 요구하는 학부모를 꼽았다.
글쓴이는 첫 번째 요구에 대해 “다른 학원에서도 흔히 있는 일이냐”고 반문하며 “헬스장 1개월 끊어 놓고 개인 사정으로 안 갔다고 환불해달라고 하는 사람은 없는데 일수 따져 환불을 요구하는 것을 보고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수업 참견에 대해 숙제 양을 문제 삼은 부모의 사례를 전했다. 그는 “숙제를 많이 내주는 것도 아닌데 많다고 항의한 부모가 있었다”며 “(해당)부모가 아이에게 일주일치 숙제를 주말에 몰아서 시키면서 아이가 힘들어한다며 줄여달라고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숙제 양이 많으면 많다고 컴플레인, 적으면 적다고 컴플레인”이라고 쓴 글쓴이는 “솔직히 어머니께 전화해 과외를 받으라고 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밀착 관리를 요구하는 사례에 대해서는 한 문제에 등급이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시험기간에 부모님이 예민해 지는 건 이해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다짜고짜 전화해 자신의 아이를 1:1로 하루 최소 2시간씩 봐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며 황당해했다.
전날 오후 2시에 올라온 이 게시글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2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었다.
공감을 표시한 네티즌 사이에선 또 다른 ‘갑질 엄마’를 고발하는 내용의 댓글이 릴레이처럼 이어졌다.
“가족 외식 때문에 학원 빠져놓고 보강해달라는 엄마들 많다”며 “숙제 많으면 애가 힘들어 한다고 감싸고 성적 안 오르면 안 오른다고 난리”라고 적힌 댓글은 삽시간에 수많은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었다.
“사교육이라는 특성상 엄마들의 갑질 덕분에 선생님이 진짜 선생님이 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한 네티즌은 학원에 대해 “영업 플러스 교육”이라는 정의를 내리기도 했다.
친구가 학원 강사로 일한다는 네티즌도 “카톡 프로필 사진에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를 올렸더니 엄마들이 그걸로 태글 걸더라”며 “학교에서 싸워도 학원 선생님 탓하는 엄마들도 있었다”는 내용의 친구 사례를 댓글로 적었다.
“학원비 몇 달씩 밀리고 연락 안 받고 잠수 타는 부모도 있다” “마트 간다는 이유로 학원 빠지면서 학원비 환불해 달라고 생떼 쓴 엄마도 봤다” “학원비가 비싸면 비쌀수록 요구조건이 많다” “학원에서 이런 일 비일비재하다” 등의 반응도 이어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학원 보내는 엄마들의 ‘갑질’…“영업 플러스 교육이 학원이라서”
입력 2015-08-05 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