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사달란 말이야!” PD수첩 김치녀편 분노폭발 순간들

입력 2015-08-05 10:10
루이비통 가방을 선물 받고도 더 비싼 에르메스가 아니어서 화가 난다는 여성을 촬영한 영상. 방송 캡처
제작진이 연출한 거리 프러포즈. 남성은 무릎을 꿇고 여성에세 꽃을 준 다음, 샤넬 가방을 선물했다. 방송 캡처
여성 출산과 남성의 군대를 비교하는 한 엄마의 발언. 방송 캡처
MBC PD수첩이 4일 온라인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김치녀 논란’을 다뤘지만 시청자 반응이 좋지 않다. 정제되지 않은 일반인 발언과 작위적인 연출 등으로 오히려 갈등만 조장했을 뿐 ‘여성혐오’에 대한 제대로 된 조명은 없었다는 지적이다.

PD수첩 ‘그 남자, 왜 그녀에게 들을 돌렸나’ 방송 직후부터 5일 오전 현재까지 PD수첩 시청자게시판에는 이번 방송에 대한 불만 의견이 쏟아졌다. 특히 남성과 여성의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PD수첩에 대한 성토가 끊이질 않았다. 특히 여성과 남성들은 각자의 입장에서 방송을 보며 가장 화가 났던 순간을 공유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여성들은 방송 초반이 등장한 극한 사례를 두고 분노했다.

방송은 남자친구로 보이는 남성에게 명품 가방을 선물 받고 오히려 소리를 지르는 여성을 몰래 촬영한 영상을 보여줬다.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에 달하는 루이비통 가방을 받고도 수천만원짜리 에르메스가 아니어서 창피하다고 성을 내는 여성이 과연 일반적인 사례냐는 의문이다. 이 영상은 한 ‘김치녀’ 관련 페이스북 페이지에 지난 5월 ‘희대의 김치녀’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영상이었다.

또 2명의 김치녀 관련 페이지를 운영하는 남성들의 편향된 인터뷰도 심기를 건드렸다.

한 남성 운영자는 “(사회적 의식이 떨어진)행동을 해서 사회적으로 분란을 일으키고 이슈화가 되어서 분명히 문제가 되는데 그것들이 하필 여성”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남성 운영자도 “나중에 결혼을 잘못하게 되면 인생이 망하지 않냐”며 “김치녀는 김치녀대로 격리시키는 것 그런 제 사상, 페이지 운영의 철학”이라고 밝혔다.

반대로 남성들은 제작진이 연출한 거리 프러포즈 장면에서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수백만원에 달하는 명품 샤넬백을 주며 무릎을 꿇고 결혼해 달라고 말하는 남성을 보며 “꼭 저래야 하냐”고 분노했다.

방송에는 이런 거리 프러포즈를 보고 감동 받는 여성, 옆에 선 남자친구에게 똑같이 해달라는 말하는 여성, 선물받은 샤넬백이 부럽다는 여성의 모습이 나왔다.

또 남성들은 여성 무리가 얼굴을 가리고 여성 차별에 대해 인터뷰하는 모습에서 속을 부글부글 끓였다. 방송에서 한 엄마는 “(자식 군대를)어떻게 보내, 아까워서. 그런 거 생각하면 정말 안쓰럽고 불쌍해. 그런데 우리는 애를 낳잖아”라고 발언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날 방송의 의도에 의문을 품는 글이 많았다. “피디수첩 김치녀편을 통해 무얼 말하려는 거냐” “방송을 보다 없던 여성혐오도 생기겠다” 등 의견으로 불만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