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명 소림사 메시가 몰려온다” 한국축구팬 오들오들… 한중일 삼국지

입력 2015-08-05 00:05
한국축구 어쩌나요. 큰 일 났습니다. 중국축구가 무시무시한 축구 장려 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2000명의 메시를 키우라고 했다고 하네요. 소림사는 축구선수 양성소로 탈바꿈한다고 합니다. 우리 축구팬들은 ‘2000명의 소림사 메시가 몰려온다’며 오들오들 떨고 있습니다. 5일 한중일 삼국지입니다.

중국의 축구 장려 정책은 전날 오센이 “‘10년 안에 韓 잡는다’ 中 축구 야심찬 계획”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면서 알려졌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다양한 축구 장려 정책을 펴고 있다고 합니다. 시진핑 주석은 특히 ‘2000명의 메시를 키우라’며 독려했다는군요. 주석이 이 정도이니 각 지방정부도 학교 축구부 숫자를 늘리거나 프로축구단을 보유한 기업에 각종 혜택을 몰아준다고 합니다.

동양무술의 심장 허난성 소림사도 발 벗고 축구선수 양성에 나섰습니다. 중국정부와 허난성은 소림국제축구학교를 건립하는 등 20억 위안(4710억여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소림사를 무술의 메카에서 축구의 메카로 만들어 중국 메시를 발굴하겠다는 거죠.



우리 축구팬들은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주성치의 걸작 영화 ‘소림축구’의 캡처 화면이 함께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네티즌들은 “2000명 중국 메시가 몰려 온다” “한국 축구는 이제 소림축구의 발아래 깔리게 될 것” “주성치 소림축구라면 이미 한국축구는 패배한 셈. 웃기니까 공을 찰 수가 없다”면서 호들갑을 떨고 있습니다.



한국축구 대표팀은 지난 2일 저녁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서 열린 중국과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김승대와 이종호의 연속골을 앞세워 중국을 2대0으로 잡았습니다. 결과도 결과지만 경기 내용이 특히 좋았습니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감독이 ‘이렇게 멋진 경기는 처음’이라고 칭찬했을 정도였으니까요. 한국축구가 중국축구를 압도하자 자국 프로리그의 활성화 등으로 ‘공한증은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던 중국 축구팬들도 크게 실망했는데요.

한국축구를 따라잡으려는 중국의 시도가 성과를 거두길 바랍니다. 그래야 한국과 중국, 일본의 축구실력이 동반상승할 수 있을 테니까요.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한중일 삼국지는 한국과 중국, 일본 네티즌들의 상대국에 대한 실시간 반응을 담는 코너입니다. 지리적으로는 가까운 이웃 국가이지만 역사적으로는 결코 반갑지만은 않았던 한중일. 21세기 인터넷 시대에도 이들의 애증 어린 관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