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병원 괴사성장염으로 사경 몽골아기 응급수술로 생명 건져

입력 2015-08-04 17:00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나미 교수가 응급 장수술로 가까스로 생명을 건진 몽골아기 아마르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중앙대병원 제공

난산 끝에 1.5㎏의 미숙아로 태어난 몽골 신생아가 장이 썩어 들어가는 ‘신생아 괴사성 장염’으로 자칫 생명을 잃을 뻔했으나 한국 의료진의 도움으로 새 생명을 얻게 됐다.

중앙대학교병원(원장 김성덕)은 최근 장세포가 죽어가 내장이 파괴되는 신생아 괴사성 장염을 앓던 생후 한 달의 몽골 남아 아마르를 성공적으로 치료하고, 병원비도 일부 지원해줬다고 4일 밝혔다.

아마르 아기는 현재 국내에 체류 중인 몽골 국적의 부모 자르갈사이함(52)씨와 벌러르체체그(45·여)씨 사이에서 지난 5월 어렵게 태어났다.

자르갈사이함씨는 한국에서 지방 현장 일용직으로 일하며 몽골에 있는 가족들에게 생활비를 보내면서 생계를 이어왔고, 벌러르체체그씨는 2011년 여동생의 신장이식 수술을 돕기 위해 한국에 왔다가 자르갈사이함씨를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됐다.

두 사람은 아이를 갖기를 원했지만 적지 않은 나이로 인해 아이를 갖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 작년 10월 임신에 성공해 지난 5월 임신 29주 만에 어렵게 아이를 출산하게 됐다. 임신 중 태아는 예정일보다 3개월이나 빠른 약 7개월 만에 동네 병원에서 1.57㎏의 저체중 미숙아로 태어났다.

하지만, 아기는 태어난 지 보름 만에 혈변과 무호흡 증상을 보이며 전신상태가 악화되기 시작해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에 빠졌다.

아기는 신생아 괴사성 장염으로 진단되어 동네병원에서 금식과 함께 항생제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 호전이 없이 더욱 악화되기만 해 지난 7월 3일,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중앙대학교병원에서 소아외과 이승은 교수의 집도로 응급 장절제 수술을 받게 됐다. ‘신생아 괴사성 장염’은 장의 점막세포의 괴사가 특징이며, 치료에도 불구하고 약 20% 정도의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이승은 교수는 “저체중의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의 경우 괴사성 장염에 걸릴 가능성이 크며, 특히 환아의 경우 병원에 왔을 당시에는 전신상태가 좋지 않아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전하며 “미숙아라 수술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행히 신속히 응급수술을 하게 되어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앙대병원은 이들 몽골 가족의 안타까운 사정을 알고 교직원들이 뜻을 모아 마련한 새생명기금과 사회복지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들의 병원비 일부를 지원해주기로 했다.

아기 엄마 벌러르체체그씨는 “고향을 떠나 멀리 이국땅인 한국에서 어렵게 얻은 소중한 아들을 낳자마자 잃을 뻔 했는데, 중앙대병원 의료진의 정성어린 치료와 도움으로 소중한 새 생명을 다시 얻을 수 있게 되어 말할 수 없이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