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칭, 동거녀에게 5억2600만원 뜯은 60대 구속

입력 2015-08-04 15:20

중국 재벌 2세를 사칭해 동거녀에게 5억2600만원을 뜯은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이모(64)씨를 동거녀에게 재벌 2세라고 속여 돈을 받은 혐의(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이씨는 청와대, 국세청,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에서 일하는 고위 공직자에게 로비를 해야 한다며 동거녀 박모(52)씨에게 165차례 5억26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직업이 없지만 이전에 만나던 여성들에게 받은 돈으로 고급 승용차와 고가의 의류를 입고 다니며 중국 재벌 2세 행세를 했다”고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상속재산 210조원을 국내로 반입하면 37조5000억원을 주겠다며 박씨를 속였다. 박씨는 현재 남편과 별거 중이며, 재산 일부를 아들에게 주고 나머지는 이씨에게 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의 사기는 어머니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긴 박씨의 아들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탄로났다. 이씨는 다른 동거녀들의 집을 전전하며 도피 생활을 하다가 박씨의 집 앞에 잠복하던 경찰에 붙잡혔다.

박씨 외에도 이씨에게 2억원을 뜯긴 다른 피해 여성이 있지만 조사받기를 원치 않고 있다.

현재 경찰은 피해금액이 많고, 모두 현금으로 인출한 사실을 토대로 이씨가 돈을 숨긴 것으로 판단하고 자금을 추적 중이다.

석대성 대학생기자 seogku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