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람의 탈은 쓴 악마 같은 시댁사람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을 쓴 30대 초반의 여성 A씨는 “결혼 후 평범하게 살다 1년 후 사건이 터졌다”며 운을 뗐다.
A씨는 결혼 전부터 리트리버 ‘심바’를 가족같이 키우고 있었다. 남편은 좋아했으나 시댁 어른들은 아기 가지면 버리라고 했다.
그러나 A씨는 “결혼 후 개와 같이 못산다면 결혼을 포기하겠다”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A씨는 이때 자신이 조금 나긋나긋하게 했다면 지금 결과가 달라지진 않았을까 후회스럽기도 했다.
사건은 지난 3월 A씨가 임신을 하면서 발생했다.
시부모는 슬슬 강아지 치울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했다. 그러나 A씨는 이번에는 조곤조곤 “둘다 잘 키울 자신 있고 심바도 착하고 훈련도 잘 돼있어 아기한테 문제없다”고 시부모를 설득했다.
이어 “요즘은 애완동물이랑 같이 키우는 게 정서적으로 면역적으로 좋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며 “근데 혹시라도 아기가 개털 알레르기가 있다는 등 문제가 있을 시에는 친정에 보내겠다”고 말했다.
그래도 당장 보내라는 시부모에게 어릴 때부터 동물 싫어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 평생 꿈이 애완동물 키우는 거였던 남편이 중간에 잘 무마해줬다.
남편은 임신 중반에 접어들자 안정기고 아기 낳으면 여행도 못갈테니 여행을 다녀오자고 제안했다.
3박4일간의 제주도 여행을 떠나며 여동생이 4일 동안 집에서 출퇴근하면서 심바를 봐주기로 했다.
그러나 이틀째 되는 날 밤 동생에게서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가 왔다.
문도 제대로 닫고 나갔는데 심바가 없다는 것이었다.
A씨는 일정을 취소하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CCTV를 확인해 보니 시아버지가 심바를 데리고 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부부는 시댁으로 향했다. 그러나 시댁에서도 심바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심바를 다른 곳에 보낸 줄 알고 남편이 어디 있냐고 다그치자 시어머니가 “왜 아직도 개를 집에서 키우고 있느냐”라며 화를 냈다.
이어 시어머니는 “복날이라 잡아먹었다”며 “너희가 어찌 못하는 거 같아 우리가 처리했다”고 말했다.
시어머니 말이 끝남과 동시에 A씨는 기절했다.
깨어나보니 병원이었고 친정 엄마가 울며 아기는 유산됐다고 말했다.
남편은 “차마 용서해달란 말도 못하겠다”며 “이혼이든 뭐든 다 들어주겠다”고 했다. 시부모도 용서를 빌었다.
이후 한달이 지났는데도 A씨는 아기와 심바 생각에 용서가 안된다며 이혼까지 고려중이라는 글로 마무리했다.
이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어떻게 가족을 먹나, 인간으로서 도저히 할 짓이 아니다” “남편과는 아무문제 없었는데 덜컥 헤어지면 역시나 큰 상처가 되지 않을까요? 너무 한꺼번에 많은 일이 일어났으니 시간을 두고 생각해야할 문제 같아요” “불쌍한 아기와 강아지 모두 좋은 곳으로 갔기를… 힘내세요”라는 등 위로와 격려의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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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