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축구 대표팀, 심장쫄깃한 한일전…조소현, 전가을 출격!

입력 2015-08-04 11:26 수정 2015-08-04 13:10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여자축구대표팀이 지난달 캐나다여자월드컵에서 준우승한 일본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

한국여자축구대표팀은 4일 오후 7시20분(한국시간)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숙적 일일본과 대회 2차전을 치른다.

일본은 ‘2011 FIFA 독일 여자월드컵’ 우승, ‘2015 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 준우승을 거둔 팀이다. 한일전 역대 전적에서 한국은 3승8무14패로 절대 열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한국이 17위, 일본이 4위로 앞서있다.

그러나 2008년 이후 치러진 한일전 전적에서는 2승1무2패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2013년 동아시안컵에서는 지소연의 골에 힘입어 2대 1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한일전을 앞둔 한국대표팀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중앙 수비수이자 수비형 미드필더인 심서연이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부상으로 조기 귀국을 앞두고 있고 골키퍼 김정미 역시 중국전에서 부상 투혼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들의 부상이 한일전을 앞둔 선수들에겐 자극이 됐다. 일본전에는 지난 1차전 때 컨디션난조로 결장했던 조소현, 전가을, 권하늘, 김도연등 캐나다월드컵 멤버들이 대거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지난 2일부터 정상적으로 훈련에 참가했다.

‘캡틴’ 조소현은 권하늘과 함께 듀오를 이뤄 팀의 중원을 책임진다. 조소현은 중국전에서 자신을 대신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십자인대 부상을 당한 심서연의 몫까지 해내겠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나선다. A매치 98경기를 치른 센츄리 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을 앞두고 있는 권하늘은 무릎 부상을 뒤로하고 축구화 끈을 동여맸다.

권하늘은 “첫 경기를 뛰어야 했는데 뛰지 못해 팀과 후배들에게 미안했다. 하지만 후배들이 그 기회를 살려서 잘해줬다. 중국전에서 동생들이 실력을 보여줬으니 이번 일본전에서는 우리 1988년생들이 언니들의 매운맛을 보여 주겠다”며 한일전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또한 최근 소속팀 현대제철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좋은 활약을 보여준 전가을의 빠른 드리블을 이용한 측면 공격을 기대해볼만하다. 여기에 수비라인의 이은미는 왼쪽 측면에서 김도연은 중앙에서 황보람과 함께 수비를 이끌 예정이다.

공격라인에는 베테랑 언니들과 함께 1차전 중국전 결승골의 주인공 정설빈과 해외파 일본 공격수 장슬기의 활약이 주목된다. 정설빈은 중국전의 골 감각을 일본전에서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또한 일본 고베아이낙 팀에서 뛰는 장슬기는 일본 스타일의 축구를 가장 잘 아는 선수다. 이번 대회 고베 아이낙 팀 동료들도 5명이 출전한다. AFC U-19챔피언십에서는 8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오른 장슬기는 지소연이 자신의 후계자로 손꼽는 선수다.

일본도 한일전에서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캐나다월드컵 준우승팀 일본은 지난 1일 북한에게 2대 4로 대패했다.

일본 대표팀은 지난 캐나다월드컵에 나섰던 핵심 선수 17명이 빠지고 23세 이하 어린 선수들을 발탁하며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23명의 선수 중 1992년생 이하 선수들이 10명에 달한다. A매치에 3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도 단 4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북한과의 1차전에서 보여준 일본 여자축구 특유의 섬세한 패스플레이는 위협적이었다. 일본은 감각적인 패스로 공간과 기회를 만들며 2대 2까지 쫒아가는 등 젊은 선수들의 패기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은 일본의 패스 플레이 차단이 승부의 관건이다. 일본보다 더 많이 뛰며 공간을 장악해 상대 패스를 차단해야한다.

월드컵 준우승국의 자존심을 구긴 일본은 이번 한일전에서 한국을 첫 승의 제물로 삼고 있다. 반면 대회 4개국 중 최약체로 평가받은 윤덕여호는 홈팀 중국을 1대 0으로 꺾고 중국전의 기분 좋은 승리를 한일전까지 그대로 이어간다는 각오이다. 일본을 꺽을 경우 2005년 이후 10년 만에 동아시안컵 두 번째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된다. 한국여자대표팀은 이번만큼은 당당히 아시아의 주연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