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장 백혈병 보상·연구를 위해 1000억원의 사내 기금을 조성하고 올해 안에 보상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또 협력사 직원도 대상에 포함시켜 삼성전자 직원과 동일한 기준으로 보상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사내 기금으로 1000억원을 조성해 보상금 지급과 예방·연구 활동에 쓰겠다고 3일 밝혔다. 기금은 보상 뿐 아니라 반도체산업 안전보건 증진을 위한 조사, 반도체 중소기업 산업안전보건컨설팅, 반도체 산업안전보건전문가 양성 등에 쓰일 예정이다. 다만 조정위원회가 사단법인을 설립해 보상하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법인을 설립해 보상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금 조성을 통해 신속하게 보상을 집행 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인을 설립함으로써 소요되는 상근인력 운영비용 대신 가급적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협력사 퇴직자도 보상 대상에 포함시켰다. 삼성전자 직원 뿐 아니라 상시 근무한 협력사 퇴직자에 대해서도 동일한 원칙과 기준을 적용해 보상한다는 것이다. 근무시기에 따른 보상 대상은 2011년 1월 1일 이전 삼성전자 또는 협력사에 입사해 반도체와 LCD 생산 등 작업공정, 관련시설 설치 정비 및 수리 업무를 1년 이상 수행하다가 1996년 이후 퇴직한 사람들로 한정했다. 조정위는 권고안에서 2011년 이전 입사자 모두를 대상으로 뒀지만 삼성전자 측은 “그럴 경우 40년 전에 퇴사한 분들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현실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질병 대상은 조정위가 권고한 7개 병종 5개 질병군 등 12개 항목에서 유산·불임 군을 제외한 11개 항목으로 정했다. 유전적 요인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일부 질병에 대해서는 외부 전문가 판단에 따라 보상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별도의 보상위원회를 구성해 신청 접수를 받은 뒤 올해 안에 대부분의 보상을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보상금은 미취업 보상과 위로금을 합쳐 2년간 평균임금(성과급 제외)의 70%를 지급할 예정이다. 이를 단순 계산할 경우 약 17년 근속 후 받는 퇴직금과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삼성전자, 1000억 사내기금 조성… 백혈병 보상 방침
입력 2015-08-04 0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