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징용피해자 측 "미쓰비시 사과 수용”… 입장 선회한 듯

입력 2015-08-03 21:00

일본 대기업 미쓰비시(三菱) 머티리얼의 사과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중국인 강제징용 피해자 단체들이 “만족스럽지 않지만, 화해협의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변호인단은 반대하지만 고령자인 피해자들을 감안해 피해자 단체와 유족들이 미흡한대로 미쓰비시 측과 합의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3일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 등에 따르면, 미쓰비시 측을 상대로 그동안 법적 투쟁을 전개해온 중국인 징용피해 단체들은 이날 베이징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미쓰비시의 사죄 내용과 화해금액에 대해 “불만족스럽다”면서도 “그러나 생존자 평균 연령을 고려할 때 그들이 생존해 있는 동안 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원한다”고 언급했다. 또 “다수 피해자와 유족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번 화해(협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성명은 ‘2차대전 중국노동자 미쓰비시 피해자 친목 연석회’ ‘2차대전 중국노동자 나가사키 미시마 피해자 친목회', ‘중국의 일본 징용 노동자 허베이성 미쓰비시 분회' 등 3개 단체 명의로 발표됐다.

중국인 징용 피해와 관련한 또 다른 민간단체인 ‘2차대전 노동자의 대일 소송사건 변호인단', ‘2차대전 중국노동자 미쓰비시 피해자 산둥(山東) 친목회'는 이번 성명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성명을 직접 발표한 2차대전 중국노동자 미쓰비시 피해자 친목 연석회 측은 “그들도 우리의 화해협의에 동의한다. 화해 주체는 전체 피해 노동자들”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일본 언론들은 미쓰비시가 강제노역에 동원된 중국인 노동자 3765명에게 1인당 10만 위안(한화 1881만원)을 지급하고, 피해자 기념비 건립 비용 625만 위안(11억 7000여만원), 실종자 조사비용 1250만 위안(23억 4500여만원)을 지원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