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핵심 당사자인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이 3일 일본에서 귀국했다. 지난달 27일 아버지 신격호(93) 총괄회장의 지지에 힘입은 형 신동주(61)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쿠데타’로 촉발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지 8일 만이다. 신 회장은 김포공항 입국장에서 (지난달 30일 신 전 부회장이 공개한 아버지의) 해임지시서는 법적 효력이 없음을 밝힌 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로 직행해 신 총괄회장과 담판을 벌였다.
신 회장은 오후 2시30분쯤 일본 도쿄 하네타공항 출발 대한항공 2708편으로 서울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민감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지만 자신의 롯데그룹 회장 해임을 명령한 신 총괄회장 명의의 문서와 관련해선 “법적 효력이 없는 소리(문서)”라고 분명히 말했다.
그는 이번 경영권 분쟁으로 논란을 일으켜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3차례에 걸쳐 90도로 고개 숙여 인사했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소집 시기에 대해서는 “6월 30일에 주총을 실시한 적이 있다”며 “조금 기다렸다 하는 게 좋은 지 생각해보고, 이사회의 법적인 절차를 통해서 결정할 상황”이라고 대답했다. ‘롯데는 일본기업이냐’는 질문에 “한국기업”이라며 “매출의 95%가 한국에서 발생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지주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구성, 주주총회를 열 경우 자신의 우호지분이 얼마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여기서 답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또 “형과 아버지는 가까운 시일 내 만나겠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공식 입장을 밝힌 뒤 곧바로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 머물고 있는 신 총괄회장을 찾아가 해임지시서 등 경영권과 관련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 측은 “이 과정에서 두 분이 화해했다. 둘 다 웃으셨다”라고 전했다.
한편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던 신 전 부회장은 출국을 취소했다. 당초 그는 이날 오전 일본으로 돌아가 일본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광윤사 관계자를 만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 전 부회장의 아내 조은주씨만 오전 11시40분쯤 일본행 비행기를 탔다.
신 회장과 신 총괄회장 및 신 전 부회장의 담판 여부 및 결과에 따라 롯데 경영권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한승주 기자, 온라인 편집=신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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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경영권 분쟁] 신동빈, 아버지 신격호 만나 웃었다… 극적 화해 전언 나와
입력 2015-08-03 17:50 수정 2015-08-03 20:49